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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호

2026 수시 합격생 릴레이 인터뷰 10 | 김영동 한국외대 자유전공학부 (경남 창원중앙고)

패션에서 출발한 탐구, 계열 통합형 인재로 레벨 업!

영동씨는 어릴 적부터 옷을 좋아하는 부모님의 영향으로 자연스레 패션에 눈을 떴다. 다양한 브랜드의 옷을 하나둘 살펴보는 과정에서 그 안에 담긴 이야기나 가치에 관심을 갖게 됐고, 의류학과 진학을 꿈꿨다. 하지만 생성형 AI의 등장과 급격히 빨라진 유행 주기로 새로운 고민이 생겼다. 기존의 방식만으로는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추는 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것. 그 과정에서 옷을 직접 만드는 것보다 브랜드와 디자이너를 뒤에서 돕는 ‘서포터’가 되고 싶다는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
하나의 전공에 갇힐 필요가 없겠다는 생각이 들자 시야도 점점 넓어졌다. 그렇게 다양한 선택지 속에서 진로를 구체화하고 싶어 자유전공학부를 택했다. 대학에 진학한 지금은 경영학 수업을 들으며 또 다른 꿈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고교 내내 자신의 세계를 부지런히 넓혀간 영동씨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취재 전지원 기자 support@naeil.com
사진 배지은



김영동 | 한국외대 자유전공학부 (경남 창원중앙고)



계열 경계 허문 ‘전략적 로드맵’

영동씨는 고교 입학 당시 과학 선택 과목 수강 비중이 높은 환경에서 자연 계열 진로를 고민했다. 안정적인 직업을 갖고 싶다는 생각에 공대 진학을 염두에 두기도 했지만, 학년이 올라갈수록 본인이 진심으로 몰입할 수 있는 분야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다.

“처음에는 학교에 자연 계열 교과목이 더 많이 개설돼 있어서 관련 과목 위주로 수강했어요. 그중 생명과학과 화학에 흥미를 느껴 신소재공학과를 지망했죠. 그런데 2학년이 되면서 제가 진짜 좋아하는 게 뭔지 돌아보게 됐어요. 사춘기를 지나며 옷에 관심이 많아졌는데, 또래 친구들과는 다르게 소비하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브랜드가 가진 스토리나 제작 과정에까지 눈길이 가더라고요. 특히 아더에러나 젠틀몬스터 같은 국내 브랜드의 기획 방식에 매료되면서 진로 방향을 정하게 됐습니다. 이후 탐구를 이어가며 패션 안에서도 마케팅이나 경영 시스템처럼 운영 구조를 설계하는 쪽에 더 끌린다는 걸 알게 됐죠.”

과목 선택에서도 관심사를 다각도로 이해하려는 성향이 드러난다. 2학년 때 <생활과 윤리> <화학Ⅰ> <생명과학Ⅰ>을 함께 이수하고, 3학년 때도 <화학Ⅱ> <생명과학Ⅱ> <생활과 과학> <화학실험> <사회·문화>를 수강하며 탐구를 확장했다.

“주변 친구들은 보통 한 계열에만 집중하는데, 저는 ‘왜 둘 다 시도하진 않을까’라는 의문이 들었어요. 공부를 해보니 인문학적 사고가 더 잘 맞는다는 걸 느꼈지만, 소재의 특성이나 기능적 메커니즘 같은 과학적 기초를 함께 배우는 게 다른 지원자들과 차별화되는 저만의 경쟁력이 될 거라 판단했죠. 흥미가 조금 덜한 과목이라도 관심사와 연결하면 충분히 재미있게 탐구할 수 있었고, 여러 분야를 함께 공부하면서 눈이 트이는 것을 느꼈습니다.”


분석은 꼼꼼하게, 추진은 과감하게!

영동씨는 패션이라는 관심사를 여러 교과와 연계해 깊이 있게 탐구했다. 그중 <확률과 통계> 수업에서는 직접 수집한 자료를 바탕으로 트렌드를 분석하고, 조건부 확률과 베이즈 정리를 적용해 변화의 흐름을 예측했다.

“웹사이트 자료를 쓰지 말라는 수행평가 규칙 때문에 고민하다가, 직접 서점에 가서 패션 잡지들을 하나하나 분석해보기로 했어요. 여러 잡지를 비교하며 바지 핏의 변화와 신체 비율의 추이를 기록해 데이터로 정리했죠. 그렇게 정리하다 보니 문득 ‘수업 시간에 배운 베이즈 정리를 이 흐름에 접목해보면 어떨까’라는 호기심이 생기더라고요. 엑셀로 예측 모델을 구축해 데이터를 산출해보니 실제로 유의미한 결과가 나왔고, 이를 바탕으로 다음 시즌 트렌드까지 예측해 발표했습니다.”

이어 3학년 <인공지능기초> 수업에서는 두 개의 인공지능 모델이 경쟁하며 실제와 유사한 데이터를 생성하는 비지도 학습 기술인 GAN을 중심으로 기술이 패션 산업에 미치는 구조적 변화를 분석했다.

“GAN은 하나의 모델이 이미지를 생성하면, 다른 모델이 그걸 판별하며 더 정교한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방식이에요. 이 원리를 바탕으로 인공지능이 패션 디자인의 문턱을 어떻게 낮출 수 있을지 탐구했죠. 특히 디자인 능력이 뛰어나지 않은 사람이라도 생성형 AI를 활용해 충분히 자기만의 디자인을 구상할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어요. 전문가 중심이었던 패션 디자인 과정이 대중에게 열리면서, 산업 자체가 더 접근하기 쉬운 방향으로 변화할 가능성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영동씨는 학업뿐 아니라 학교를 바꾸는 일에도 적극적이었다. 고교 3년간 전교 부회장과 회장을 연이어 맡으며, 현실과 동떨어진 교내 복장 규정을 학생들의 편의에 맞게 개선하는 데 앞장섰다.

“당시 교칙은 아무리 추워도 반드시 교복 재킷을 갖춰 입어야만 외투 착용을 허용해 학생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었어요. 주변 학교들은 점점 규제를 완화하고 있는데 저희만 옛날 방식을 고수하는 게 불합리하다고 느꼈죠. 누군가 바꿔주길 기다리기보단 직접 변화를 만들고 싶어, 학교 밖에서도 편하게 입으면서 실용성과 소속감을 모두 챙길 수 있는 ‘바시티 재킷’을 제안했어요. 디자인 공모전 기획부터 소재 선정까지 전 과정에 주도적으로 참여했습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직접 발로 뛰면서 많이 배웠죠.”


막연한 입시 장벽, 나만의 ‘키워드’로 뛰어넘길

영동씨의 계열을 아우르는 탐구 경험은 대입에서도 강력한 무기가 됐다.

“면접에서 ‘자연 계열 역량까지 갖춘 학생은 흔하지 않다’라는 말을 들었을 때 전략이 통했다는 쾌감이 들었어요. 의류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려면 디자인 감각뿐만 아니라 소재에 대한 과학적 이해, AI 기술 활용 능력, 그리고 경제 흐름을 읽는 눈이 모두 필요하다고 판단했죠. 남들이 가지 않는 방식으로 저만의 ‘키워드’를 만든 것이 결국 합격 요인이 됐다고 생각해요.”

여러 분야를 아울러 공부한 강점을 살려 한국외대 자유전공학부(서류형·면접형)에 모두 최초 합격한 영동씨는 후배들에게 끝까지 수시전형을 놓지 말 것을 당부했다.

“내신 성적이 압도적으로 높지 않아도, 방향성을 가지고 활동을 채워나간다면 대학은 그 가치를 반드시 알아봐준다고 생각해요. 저 또한 지방 일반고 출신이라는 점과 그리 높지 않은 내신 성적 때문에 막연한 불안감이 있었지만, 남들이 시도하지 않은 융합적 탐구로 저만의 무기를 만들었어요. 정시는 당일의 변수가 크지만, 수시는 3년간의 노력을 다각도로 평가받는 기회입니다. 내신 기간에 한 달 정도 집중한다면 충분히 병행할 수 있으니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본인만의 색을 찾아보세요.”




/세부 능력 및 특기 사항/


/1학년/
<영어> <세계사를 바꾼 12가지 신소재>를 읽고 미래에 세상을 변화시킬 신소재에 관해 탐구함 <과학탐구실험> 화성 의류 디자인을 고안하는 과정에서 활동복에 화성의 기후 정보를 제공하는 기능을 고안함 <기술·가정> 제조 기술 수업 중 나노 기술의 화학적 기상 증착법에 관한 내용을 심화 탐구해 보고서를 제출함

/2학년/
<한국사> ‘한국복식문화사’를 참고해 의복이 정치, 사회, 경제적으로 영향을 받으며 변화했음을 이해함 <생활과 윤리> <유한계급론>을 읽고, 사회적 지위 강화와 윤리적인 소비자로서의 이미지 구축에 대한 욕구를 반영한 친환경 브랜드 론칭과 공정 무역 제품 거래 플랫폼의 활성화를 제안함 <생명과학Ⅰ> 친구의 피부 민감성을 계기로 천연 섬유에 대한 탐구를 시작해 면역 체계와 피부 건강, 옷감 선택 간의 연관성을 고찰함

/3학년/
<미적분> ‘의류 브랜드 판매량 데이터 분석’을 주제로 도함수를 이용해 브랜드별 판매 변화 양상을 분석하는 보고서를 작성함 <심리학> 복장에 따른 심리 변화인 ‘제복 효과’를 중심으로 권위 효과, 역할 이론, 옷의 인지적 효과 등 다양한 심리 이론을 바탕으로 일상 속 현상을 해석함 <화학실험> 축합중합 반응을 통해 형성되는 폴리에스터에 관심을 가지고, ‘폴리에스터 합성 및 IR 스펙트럼 분석’을 주제로 탐구 보고서를 작성함



/의미 있었던 선택 과목/

▒ <독서> 패스트패션의 저렴한 가격 뒤에 노동력 착취와 환경 파괴가 숨어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라나 플라자 붕괴 사건을 조사하며 의류 업계의 구조적 문제를 파악하고, 공정무역과 윤리적 브랜드 소비의 필요성을 고민하며 기획자로서의 사회적 책임감을 정립하는 계기가 됐다.

▒ <사회·문화> 익숙한 사회 현상을 재해석하는 과정이 흥미로웠다. 교복 규정이 청소년의 정체성에 미치는 심리적 영향을 주제로, 질적 자료 분석을 통해 교복이 권위 구조에 대한 저항의 상징이 될 수 있음을 도출했다. 제도 유연화와 학생 선택권 강화 등 합리적 대안을 제시하며 실천적 사고를 기를 수 있었다.

▒ <화학Ⅰ> 친환경 기술에 관심을 가지고 폴리에스터 재활용 원리를 심화 탐구했다. 특히 화학적 재활용 과정에서 에스터화 반응의 원리를 분석하며 촉매의 역할과 품질 유지의 중요성을 체계적으로 이해하게 됐다.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환경 문제를 해결하려는 태도가 미래의 경쟁력이 될 수 있음을 느끼게 한 경험이었다.



/나를 성장시킨 모교의 특색 활동 | 주제 탐구 발표/

“3학년 때 참여했던 학교 자율 교육과정 ‘주제 탐구 발표’는 한 학기 동안 팀을 꾸려 주제를 정해 탐구한 뒤 결과를 발표하는 활동이었어요. 저는 친환경 소재의 기능성을 확인하고 싶어 ‘바이오 워싱’을 주제로 탐구를 진행했습니다. 생명과학과 의상 분야를 지망하는 친구들 사이에서 중간다리 역할을 하며, 인문학적 맥락과 과학 원리를 함께 이해하려 노력했어요. 고루 공부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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