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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72호

쌤과 함께! 깊이 읽는 전공 적합書 | 한의예과

일상 속 한의학 지식 알아가는 독서

취재 조나리 기자 jonr@naeil.com

<전공 적합書 자문 교사단>
김용진 교사(서울 동국대학교 사범대학부속여자고등학교)
백제헌 사서 교사(서울 혜성여자고등학교)
우보영 교사(서울 원묵고등학교)
장성민 교사(서울 선덕고등학교)




“한의학은 동양철학을 바탕으로 질병을 예방하고 증상의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 한약과 침술을 사용한 치료법을 연구한다. 예과 2년 동안 기초의학을, 본과 4년 동안 임상의학을 배운다. 일반적이고 표준화된 치료 방식보다는 개인의 체질과 특성에 근거해 처방하고 그에 따른 임상 효과도 다르다. 한의학을 ‘개인의 의학’이라고 하는 이유다. 이 때문에 한의학의 과학성에 대한 논쟁의 빌미를 제공하기도 하지만 서양의학이 개선하지 못하는 질병 분야에서 침·뜸·한약 등의 치료 방식으로 성과를 내고 있다. 졸업 후에는 한방병원과 한의원, 연구소, 보건 관련 공공기관 등에서 일한다.”
_ (본지 955호 ‘전공 적합書’에서 발췌)


<ONE PICK! 전공 적합書>

<우리 동네 한의사>

지은이 권해진
펴낸곳 보리


“한의사가 되려면 한자를 많이 알아야 하나요? 수학을 잘해야 하나요, 국어를 잘해야 하나요?”
“선생님도 너한테 궁금한 게 있어. 사람들하고 이야기하는 건 좋아하니? 한의사는 공부도 잘해야 하지만 그보다 사람을 좋아해야 하거든.”
이 책은 ‘사람을 좋아하는 한의사’의 한의학 이야기를 담고 있다. 각 장에 ‘진료보다 수다’라는 코너를 두고, 지은이가 환자들과 소통하고 교류하는 일상을 보여준다. 환자들을 통해 삶의 지혜를 배워가는 기록들이 흥미롭다. 지은이는 몸이 아파 찾아오는 환자들과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누면서 환자의 마음을 보듬어준다. ‘마음까지 살펴드립니다’라는 부제의 의미를 생각해보게 된다. _ 자문 교사단



<ONE PICK! 책 속으로>


환자의 마음까지 살피는
동네 한의사의 ‘수다 노트’


여드름으로 고생하던 20여 년 전, 대학에 입학하자마자 생애 두 번째로 가게 된 피부과. 지방에서 올라온 지은이는 최첨단 시설을 갖춘 전문 피부과에 반했고, 젊은 의사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그러나 “얼굴이 이 지경이 되도록 치료 안 받고 뭐 했어요?”라는 의사의 말은 지금까지도 지은이에게 ‘이 지경 트라우마’로 남아 있다.

지은이는 한의사가 된 후 본인이 환자에게 상처를 주진 않았는지, 환자가 본인이 처방한 약을 거부하진 않을지 고민했다고 한다. 한의학이 아닌 다른 곳에서 해답을 찾고 있던 어느 날, 당나라 손사막이 쓴 <천금방>에서 답을 얻었다. 지은이는 “의사가 병을 고칠 때는 정신을 편안히 하며 뜻을 일정하게 해 욕심을 없애고 먼저 큰 사랑과 측은지심을 펼쳐야 한다”는 구절을 통해 본인이 찾던 답이 ‘마음가짐’이었다는 사실을 비로소 깨달았다.

‘마음까지 살펴드립니다’라는 부제처럼 지은이는 환자의 몸은 물론 마음까지 살피기 위해 노력한다. 때로는 환자와 수다를 떨고, 때로는 병에 대해 진지하게 소통한다. 의사의 입장이 아닌 환자의 처지에서 병을 살피고 치료하면서 본인의 몸과 마음도 함께 돌아본다고.

책은 4개의 챕터를 통해 한의학의 치료와 내과적 질환, 외과적 질환, 마음 살피기 등을 다뤘다. 다만 질환의 설명과 치료법을 소개하기보다 개별 환자와의 에피소드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때문에 한의학 지식이 없어도 읽는 데 어려움이 없다.

우리나라 의료 제도에 관심이 있는 학생이라면 마지막 챕터의 ‘제가 병원비를 안 내거든요’ 이야기를 읽어보자. “어린 아이들만큼은 초등학교가 무상교육이듯 의료도 무상 진료였으면 한다”는 지은이의 말에 고개가 끄덕여질 것이다. 한의예과 진학을 희망하지 않더라도, 한의학을 좀 더 알고 싶은 독자라면 일독을 권한다.


“다른 사람이 정해준 등수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아. 내가 마음 편히 공부하고 노력해서 내 머릿속에 들어 있는 내용이라면 등수는 필요 없어. ‘위기지학 위인지학’이라는 말이 있는데 ‘자기를 위해 하는 공부, 남에게 보이기 위해 하는 공부’ 이렇게 해석하거든. 아이쿠, 너무 어려운 얘기였나?” _ <우리 동네 한의사> 82쪽





<선배의 독서와 진로>


서양철학서 다독으로
한의학 지향점 탐구했어요

모정후
우석대 한의예과 1학년


한의예과 전공을 결심한 계기는?

의학에 대한 관심이 컸습니다. 무병장수에 대한 인간의 욕망이 계속되는 한 의학은 늘 발전하는 분야이기도 하고요. 또한 인간의 생명을 살리고 질병을 치료하는 행위가 매우 숭고하고 가치 있다고 생각했어요. 고교 때에도 철학과 인문학에 관심이 많았는데, 한의학은 자연철학과 인간의 근원에 대한 탐구가 없으면 공부하기 어렵습니다. 한의학이나 한의예과에 관심이 있다면 생명 분야 외에도 다양한 인문·철학 서적을 읽어봤으면 좋겠어요.

누구나 한 번 쯤은 한의원에 간 경험이 있을 텐데, 저도 어렸을 때 장염으로 고생하다가 한의원에서 치료를 받고 회복됐던 기억이 있어요. 그 후로 운동을 하다가 발목을 접질리거나 다쳤을 때도 한의원에서 침을 맞곤 했습니다. 침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면서 한의학을 배우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요.


대입 준비 과정에서 독서 활동을 어떻게 했나요?

아무래도 한의과 대학을 준비하다 보니 교과 공부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어요. 다만 하루 중 저녁 시간이나 방학을 이용해 책을 읽었습니다. 한의학과 관련 추천서를 중심으로 읽었지만, 전공과 관련 없이 여러 분야의 책을 읽으려고도 노력했습니다.

한의학은 자연과학에 대한 이해도 중요하지만 인문이나 철학에 대한 이해도 깊어야 합니다. 전인적인 인간상을 추구하기 때문에 모든 방면에서 두루두루 관심을 갖고 배우는 게 좋습니다.

저는 특히 고교 때 서양철학을 좋아했습니다. 한의예과에 진학하면 동양철학을 배우는데, 서양철학에 대한 배경지식이 있다 보니 두 분야를 비교하면서 이해할 수 있었어요. 또 서양철학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한의학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물론 대학 입학 전 읽어볼 만한 한의학 관련 서적도 많기 때문에 전공 심화를 위해 읽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선배의 강추 전공 적합書>


평생에 한 번은 꼭 논어를 읽어라

지은이 공자
출판사 주변인의길


보통 한의과대학에서는 예과과정에서 사서라는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사서는 네 가지 기본 경전인 논어 맹자 대학 중용을 총칭하는 말인데, 이 중 우석대는 논어를 배웁니다. 한의학을 본격적으로 배우기 전에 옛 성현들의 가르침을 익힌다면 한의예과 진학 후 학과 공부에 많은 도움을 받을 것 같습니다.
논어는 공자가 세상을 떠난 후 그의 제자들이 공자의 언행을 모아 기록한 경전으로, 가장 유명한 동양고전인데요. 공자는 특히 인(仁)을 중요시했는데, 인은 쉽게 말해 사람들을 사랑하는 마음입니다. 한의학은 몸을 포함한 사람의 전체를 치료하는 학문으로 사람과 사람을 대할 때의 예절, 의사가 환자를 대할 때 갖춰야 할 인격과 소양을 중요시합니다. 인에 대해 탐구하고 싶다면 추천합니다.



음양오행으로 가는 길

지은이 전창선·어윤형
출판사 와이겔리


음양오행은 동양사상이 기본으로, 한의학에서도 기초가 되는 분야입니다. 한의학은 우주의 원리를 인간의 신체에 적용해 치료하는 학문인데 음양오행이 우주의 원리를 탐구하는 도구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한의예과에 진학하고 싶은 학생이라면 입시 면접을 준비할 때 음양오행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과 개념을 익혀두면 좋을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이 책은 음양오행에 대해 쉽게 풀어 설명하고 있어요. 한의학 입문에 도움이 될 것 같아 추천합니다.






2022년 ‘전공 적합書’는 고교 교사로 구성된 자문 교사단과 함께합니다. 진로·진학, 독서, 교과 전문성을 두루 갖춘 교사들이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독서 포인트부터 추천 독후 활동까지 안내할 예정입니다._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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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나리 기자 jonr@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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