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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

983호

자연 계열 고등학생이 알아야 할 약대 진로 A to Z

2022학년부터 약대가 6년제로 전환돼 고등학교에서 바로 진학할 수 있게 됐다.
약대 진학을 희망하는 자연 계열 학생들의 기대를 담아 약사에 대해 다뤄봤다. 약대를 나와서 약국을 운영하는 약사로 살아가는 것은 어떠한지, 그 외 다른 진로는 어떤 것이 있는지 알아봤다. 또한 약대에서 무엇을 공부하며 이를 바탕으로 어떻게 학생부 종합 전형을 준비할 것인지도 함께 담았다. 안정적인 전문직으로 인기가 높은 약사가 되기 위해 알아야 할 모든 것을 고등학생 눈높이에서 파헤쳐보자.

취재 손희승 리포터 sonti1970@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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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국 > 의료기관 > 기업 순, 여성 비율 더 높아

병원이 있는 건물마다 약국이 들어서 있다. 한눈에 봐도 약국을 운영하는 약사가 많은데, 약대를 졸업하고 약사 면허를 취득하면 진로는 어떻게 될까?

2019년 12월 31일 기준 대한약사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약사 중 약국에서 일하는 약사가 72%로 가장 많았다. 의료기관(병원·의원·보건소 등)에서 일하는 약사가 15%, 제약회사 등 기업에서 일하는 약사가 4%, 도매 등 유통업체에서 일하는 약사가 2%, 공공기관에서 일하는 약사가 0.2%였다. 약국에서 일하는 72%의 약사 중 약국을 창업한 개국 약사는 60%이며 함께 일하는 근무 약사(관리 약사)가 12%다.

대한약사회의 통계에 따르면 여성과 남성 약사의 비율은 여자 약사가 조금 더 높다. 연령이 낮을수록 여자 약사의 비율이 점점 높아져 약대로 간 여학생이 늘어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약대가 설치된 대학 중 여대가 많은 것도 한몫한다. 남녀공학인 약대에서는 남학생보다 여학생이 몇 명 더 많은 정도지만, 덕성여대 동덕여대 숙명여대 이화여대 등 4개 여대에 약대가 있어 여자 약사를 많이 배출한다. 여대와 남녀공학을 합치면 서울 지역의 여자 약대생은 대략 70%가 넘는다.

약사들의 출신 대학을 보면 중앙대가 10%, 3천500여 명으로 가장 많았고 그다음 조선대 영남대 이화여대 성균관대 부산대 숙명여대 덕성여대 순이다. 약대가 신설된 가톨릭대 가천대 고려대 동국대 아주대 연세대 한양대(ERICA) 등은 0.1%로 40~50명 내외였다. 2011년 무렵 설립된 약대는 졸업 후 동문이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데 의사는 병원, 약사는 동문이 중요하다고 흔히 이야기한다.


약국을 운영하는 개국 약사

약사는 의료 계열 전문직으로서 존중받는 직업이며 안정성이 높은 직업으로 손꼽힌다. 안정성이 높다는 것은 정규직으로서 고용 유지 비율이 높다는 뜻. 평균 연봉(중위값)은 2019년 7월 워크넷 기준으로 약 6천300여만 원이다.

약국을 운영하는 개국 약사는 의사의 처방전에 따라 전문의약품을 조제하고 약 복용을 환자에게 설명하는 것이 주된 업무이며 의사의 처방전 없이 살 수 있는 일반의약품을 판매한다. 안정적인 전문직이지만 약국 운영에 따른 임대료와 세금이 부담스러워 자영업에 가깝다. 근무 약사를 두고 여러 명이 함께 일하는 약국도 많지만, 오전 9시에 문을 열어 밤 9시에 문을 닫으며 토요일에도 근무하고 일요일에도 당번으로 돌아가면서 문을 여는 것이 보통이다. 개국 약사는 긴 근무 시간이 가장 큰 단점으로 꼽힌다.

약국을 개국한 지 3년 된 신지수씨(35)는 “근무약사로 2년 일하다가 개국했다. 처음 개국했을 때는 주변에 약국이 없었는데 빠른 속도로 약국이 들어서는 것을 보며 약국 운영이 쉽지 않다는 것을 절실히 느낀다. 작년 마스크 대란 때 마스크를 판매하며 너무 힘들었지만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가 높아진 요즘은 사람 구경하기가 힘들어서 운영이 어렵다. 그래도 육아 등 개인 사정이 있으면 몇 년 쉬었다가 다시 일할 수 있으며 파트타임으로 일할 기회도 많다는 것은 약사의 장점이다. 인공지능으로 대체될 직업으로 약사를 말하지만 약국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는다. 지금도 조제는 기계와 컴퓨터가 하고 있다. 상대방의 안색과 몸짓을 살피며 상담하는 것은 경험과 배려심을 갖춘 약사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한다. 단조로운 생활이 반복되기 때문에 자칫 매너리즘에 빠질까 봐 조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약사의 다양한 진로

병원 약사는 병원 약제부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에 책임을 지고 환자들의 검사 결과와 의무 기록을 보면서 확인하고 검사한다. 대형 병원에서는 의사, 간호사와 함께 회진을 돌며 방사성 의약품이나 마약성 의약품을 전담으로 다루기도 한다. 개국 약사와 달리 약국 운영에 대한 부담이 없으며 근무 시간이 정확하다. 이화여대 약대가 다른 대학에 비해 대학 병원 약사로 진출하는 비율이 높은 편이다.

제약 회사에서 약사가 하는 일은 신약의 개발, 기존 제품의 품질 향상,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신약 허가 요청, 신약 판권의 수출입, 임상시험을 진행하는 일, 약의 제조 및 관리 등을 들 수 있다.

제약 회사의 연구원은 석사나 박사 학위를 가진 경우가 대부분인데, 약대를 졸업하고 약사 면허를 취득한 후 대학원에 진학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약대 중 대학원 진학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서울대다. 2020년 2월에 서울대에서 발간한 통계 연보에 따르면 서울대 약대를 졸업한 62명 중 취업한 사람은 27명, 대학원으로 진학한 사람은 23명, 그 외 군 입대 4명 등이다. 남학생은 대학원에 전문연구요원 과정이 있어 대학원으로 진학하면 병역 의무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다. 대학원은 약대 학부를 졸업해야만 지원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화학·생명과학 등 자연과학대 학부에서 지원하는 경우가 많다.

제약 회사에서 임상시험 진행을 하는 임상시험 모니터 요원(CRA)은 외근이 많으며 사람과 소통을 하는 일도 많다. 임상시험 계획서를 받아서 병원이 계획대로 진행할 수 있도록 돕고 확인하는 일을 주로 하므로 연구직이라기보다 사무직이라고 할 수 있다.

의약품 도매 업체는 의약품을 보관하고 관리하는 일에 관리 약사를 채용해야 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건강보험심사평가원·안전보건공단·근로복지공단 등 공공기관에서 일하는 약사도 있지만 그 수가 많지는 않다.

약사의 적성

어떤 적성과 성품을 가진 학생이 약사의 길을 걷는 것이 좋을까? 약대 학생들은 공부의 95%가 암기라고 말한다. 그만큼 익혀야 할 공부량이 많다. 화학·생물학·물리학 등 자연과학 과목에 흥미가 있어야 한다.

꼼꼼하면서 집중력이 높고 침착하며 시각과 후각이 발달하면 좋다. 다양한 종류의 약물과 위험한 약품을 다루므로 세심하고 차분한 성격이 유리하다. 사람의 건강과 직결된 것이기 때문에 책임감이 강하고 배려심이 깊으며 신뢰감을 줄 수 있는 성격이면 좋다. 사람에 대한 관심과 사랑으로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겠다는 마음이 필요하다.


약대에서 배우는 과목

약대에서 배우는 과목은 어렵고 분량이 많은 데다 시험의 압박도 크다.

물리약학·약동학·약제학은 약이 흡수되고 분포되고 대사되고 배출되는 과정(ADME)의 모든 것을 이해하는 과목이다. 이 중 약제학은 천천히 혹은 빠르게 흡수되도록 할 것인가 주사나 알약 중 무엇으로 할 것인가 등을 배운다. 합성학과 의약화학은 유기화학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과목으로 약물이 만들어지는 구조를 배우게 된다.

분석학은 일반화학과 겹치는 부분이 많으며 계산이 많다. 해부생리학은 뼈 이름, 근육 이름 등을 외우는 과목이고 병태생리학은 각 질병의 원인, 증상, 기저 치료를 배우는 과목으로 두 과목 다 공부량이 매우 많은 기초과목이다.

예방약학은 독성학과 많이 겹치며 독성학은 약물로 인한 부작용을 주로 다룬다. 약대에서 배우는 대표적인 과목은 약물학과 약물치료학으로 약물학은 약물의 성질, 약물치료학은 질환 중심으로 배운다.

사회약학은 보건의료 체계를 다루기 때문에 공직 쪽으로 진출하려는 약사에게 중요한 과목이다. 보건법규는 보건법을 중심으로 약사 윤리에 대해 배운다. 약무경영학은 재무상태표와 손익계산서 읽는 법, 마케팅과 관련된 것을 배운다. 제약산업학(신약개발학)은 신약 개발에 관한 꿈을 자기소개서에서 펼치려고 하는 학생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약대에서 배우는 과목을 비춰볼 때 학생부 종합 전형을 준비하는 학생은 <화학>과 <생명과학>에 강점을 보이면 좋다. 자연 계열 최상위권이 지원하는 만큼 수학을 비롯, 전 과목에서 고르게 우수성을 보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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