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하
아주대 자유전공학부 1학년
(경남 남해제일고)
생명공학과 의공학에 흥미가 있는 장동하씨는 당초 수시를 준비했었다. 충실한 학교생활로 우수한 교과 성적을 거뒀지만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원하는 대학에 합격하진 못했다. 기숙 학원에서 재수를 하면서 공부 시간을 확보해 복습을 충분히 할 수 있었고 전 영역 성적이 향상돼 아주대 자유전공학부에 입학했다. 지역 학생이라고 해서 수능에 막연한 두려움을 갖진 말라고 당부하는 동하씨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취재 윤소영 리포터 yoonsy@naeil.com
Q. 수시에 주력했으나 정시로 진학하게 된 계기는?
경남 남해에 있는 고등학교를 다녔어요. 한 학년이 120명에 불과한 작은 학교였죠. 학교생활에 전념하고 열심히 공부해 내신은 평균 1.8등급을 받았어요. 심화 탐구 활동에도 힘썼습니다. 그러나 수시의 벽은 높았어요. 종합전형으로 지원했던 수시에서 고배를 마셨죠.
사실 고등학교에 다니면서 수시의 수능 최저 학력 기준을 충족해 좀 더 합격선이 높은 대학을 지원하고 싶었고, 만약 수시에서 실패하면 정시까지 갈 수도 있겠다고 생각해 수능을 병행했었어요. 한데 수시에 주력하다 보니 수능 대비가 충분하지 못했어요. 첫 수능에서 영어는 1등급을 받았지만, 국어 4등급, 수학 3등급, 과학탐구 두 과목은 모두 5등급을 받았죠. 원하는 대학을 지원하기엔 부족한 성적이었어요. 다시 한번 제대로 수능을 준비하고 싶어서 경기 용인에 있는 기숙 학원에 등록해 재수를 시작했습니다.
Q. 고등학교 생활과 수능 대비는?
학교생활은 제 적성을 찾고 진로를 탐색하기 좋은 기회였어요. 내신으로는 물리학과 생명과학, 지구과학을 선택했습니다. 생명공학과 의공학에 관심이 많았고 인체의 구성 요소와 원리를 익히는 것에 흥미를 느껴 <생명과학Ⅰ·Ⅱ>를 열심히 공부했죠. 효소의 작용을 배우면 효소의 기질 특이성과 유사한 입체성에 대해 탐구했어요. 아데노신 이인산(ADP)과 삼인산(ATP)이 존재하고 다양한 에너지 저장 방식이 있다는 수업 내용을 기반으로 ‘왜 아데노신 삼인산(ATP)이 에너지 저장 방식으로 사용될까?’라는 심화 탐구를 진행하기도 했고요. 관심을 확장해 깊이 파고들 수 있었지만, 사실 수능 공부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았어요. 익숙하고 자신 있었던 <생명과학Ⅰ>의 수능 성적이 가장 나빠 제 발목을 잡았거든요. 수능은 주어진 시간 내의 정확한 문제 풀이만이 중요하고 특히 유전 영역은 정확한 케이스 분류와 선택 등 빠른 판단력과 숙련된 연습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재수하면서는 과탐 응시 과목을 <지구과학Ⅰ>으로 변경했습니다.
오히려 성적은 국어와 영어 등 언어 관련 교과가 좋았죠. 문학 작품을 다양한 관점에서 분석하고 제 언어로 해석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흥미로웠습니다. 특히 <심화국어>에서 배운 문학 이해나 고전시가 등은 수능 학습에도 도움이 됐어요. 하지만 반복되는 내신 시험과 수행평가 등에 몰두하느라 수능 학습을 꾸준하게 이어가지 못해 저조한 성적을 받은 것이 아쉬웠습니다.
Q. 재수 생활과 두 번째 수능 대비는?
수능에만 집중하며 ‘혼공’ 시간을 최대한 늘려보고자 기숙 학원을 택했습니다. 절대적인 수능 준비 시간의 부족과 체계적인 학습 경험의 결핍이 패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긴 시간 시험 공부에만 몰두하는 것은 쉽지 않았고 상당수의 수험생이 중간에 떠났습니다. 하지만 버티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 믿고 우직하게 밀고 나갔습니다.
전 영역에 걸쳐 문제를 많이 풀어보면서 왜 틀렸는지, 어떻게 하면 정답을 찾는 사고를 할 수 있는지를 끊임없이 고민했고 점차 실력이 오르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인강을 듣더라도 스스로 복기해보고 풀이 과정에 정당성을 찾아보고자 애썼고요. 기본기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 개념서부터 철저하게 다시 봤고 기본 문제는 외우는 수준으로 정답의 근거까지 명확히 짚어가며 복습했습니다. 지루하기도 하고 슬쩍 넘어가고 싶은 유혹도 있었지만 견뎌냈죠. 고난도 문제를 해결하는 것보다 중하 난도의 문제에서 실수하는 일이 없도록 다양한 유형을 모두 학습해 풀이 속도를 높이는 데 역점을 뒀습니다. 두 번째 수능에서는 국어와 수학은 3등급, 영어는 1등급, 과탐은 모두 2등급을 받았고, 같은 등급이어도 첫 번째 수능보다는 높은 백분위로 마무리했습니다. 다만 모의고사에서 대개 1등급을 받았던 국어는 수능 성적이 아쉬웠습니다.
Q. 후배들에게 조언해준다면?
“너의 두려움이 있는 곳에 네가 할 일이 있다.” 심리학자 칼 융의 명언이자 재수 시절 저의 좌우명이었죠. 저는 수학이 두려웠고, 꽉 짜인 일과와 공부량에 압도될 때도 많았습니다. 솔직히 공부가 너무 하기 싫을 때도 많았고요. 그때마다 저 구절을 되뇌이며 저의 약점을 마주하고 해야 할 일에 과감하게 덤벼드는 용기를 내보려고 노력했어요.
공부가 재미있는 사람은 극소수라고 생각해요. 하기 싫고 두렵더라도 지금은 그것이 바로 내가 해야 할 일이라는 생각으로 과감히 덤빌 때 더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 믿습니다. 수능 날 혹은 합격자 발표 날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나를 상상하며 남은 시간 동안 좀 더 정진하길 응원합니다.
/TIP 수능에서 유리한 과목 선택 & 내게 맞는 강의 찾아 수강/
“수능에서 유리한 과목 선택”
첫 수능에서는 <언어와 매체> <미적분> <물리학Ⅰ> <생명과학Ⅰ>을 택했다. 국어와 수학은 표준점수가 유리하게 나오는 과목이라 선택했고 열심히 공부했다. 원리 학습이 좋아 <물리학Ⅰ>을 선택했고, 생명공학에 흥미가 많아 <생명과학Ⅰ>을 선택했으나 수능 고득점과는 다른 이야기였다. 재수하면서 <생명과학Ⅰ> 대신 <지구과학Ⅰ>을 선택했고 과탐은 5등급에서 2등급으로 성적이 부쩍 향상됐다. 득점에 유리한 과목이 따로 있고, 흥미 있는 과목이라고 늘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는 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내게 맞는 강의 찾아 수강”
고3 시절 <언어와 매체>에 익숙지 않을 때 대성마이맥 유대종 강사의 ‘언매총론’이 큰 도움이 됐다. 문법의 기본 구조와 다양한 암기법을 알려줘 기억에 남는다. 재수하면서 메가스터디 러셀 유민 강사의 개념서와 EBS 연계 지문 정리 교재를 깊이 공부했는데 EBS 연계 지문 풀이에서 시간을 단축할 수 있었기에 적극 추천하고 싶다. <지구과학Ⅰ>은 메가스터디 함석진 강사의 인강이 도움이 됐다. 분량은 짧지만 핵심 내용을 포함하고 있고 심화 원리까지 설명해줘 단순 개념이 기억나지 않을 때라도 원리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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