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교육

뒤로

고등

1184호

고환율과 복잡한 세계 정세 속 지금 주목받는 일본 유학

최근 고환율과 관세 문제, 비자 및 취업 문제 등 복잡한 세계 정세와 맞물려 대표적인 유학 선호국이던 미국을 비롯한 영미권 유학에 대한 수요가 주춤한 상태다. 한때 인기 있던 중국어권 유학 역시 좀처럼 과거만큼 주목을 받지 못하는 게 현실. 이런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환율이 안정적이고 졸업 이후 취업까지 보장받을 수 있는 일본 유학이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취재 김원묘 리포터 fasciner@naeil.com
도움말 박재천 원장(모닝에듀어학원) 자료 일본학생지원기구(jasso.or.kr)





안정적인 환율과 높은 취업률
일본 유학으로 눈을 돌리는 이유

지리적으로 가깝고 문화적·정서적 이해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일본은 과거부터 꾸준하게 우리나라 유학생들이 선호하는 국가 중 한 곳이다. 한동안은 유학 선호국으로 대표되는 미국이나 인기 유학지로 떠오른 영국·독일 등 유럽 국가에 밀려 선호도가 다소 밀리기도 했던 게 사실. 그러나 최근 천정부지로 치솟는 고환율과 외국인 유학생 차별 문제, 비자 및 취업 제한 등의 이슈들로 인해 다시 일본 유학으로 눈을 돌리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

높아진 일본 유학 수요는 실제 수치로도 증명된다. 지난 4월 일본학생지원기구(JASSO)의 발표에 따르면 2024년 5월 1일 기준으로 일본 내 전체 유학생 수는 전년 대비 21% 증가한 33만6천708명을 기록했다. 2019년에 최초로 유학생 수 30만 명을 돌파한 후 코로나 기간이던 2022년까지 23만 명대로 떨어졌다가 2023년 28만 명으로 반등한 이후 또다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것이다(표 1).




모닝에듀어학원 박재천 원장은 “환율이 1천 원대 이하인 엔저 상황이 오래 지속되고 있어 영미권 국가 대비 상대적으로 유학 비용 부담이 적다 보니, 일본 유학을 적극 고려하는 학생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 특히 과거에는 애니메이션, 제과제빵, 디자인 등 전문 기술 획득을 목적으로 하는 2년제 전문학교로의 유학이 대부분이었다면 최근에는 일본 내 명문대학이나 의·치·약대 등 의약학 계열 진학을 목표로 하는 학생들이 적지 않다”며 “일본 정부를 비롯해 각 대학들도 유학생 유치에 매우 적극적인 입장이라 입학뿐 아니라 장학금 측면에서도 유학생에게 유리한 부분들이 많다”고 설명한다.

많은 학생이 일본 유학을 고려하는 주요 이유 중 또 하나는 높은 대졸자 취업률이다. 2024년 5월 일본 후생노동성에서 발표한 ‘대졸자 취업 현황’ 자료에 따르면 취업 의사가 있는 4년제 대학 졸업자 중 98.1%가 취업에 성공했다. 이는 2023년의 97.3%보다도 높아진 수치이다. 인문계 97.9%, 자연계 98.8%로 우리나라와 달리 전공 계열에 따른 취업 유불리가 거의 없다는 것도 특징이다.

또 일본은 우리나라보다 앞서 저출산·고령화 문제를 겪고 있어, 국적을 불문하고 우수 인재를 확보하고자 하는 기업이 많고 외국어 능력이나 다양한 배경을 갖춘 인력을 적극적으로 채용하려는 추세라 외국 국적자라도 취업에 제한을 두지 않는 편이다. 박 원장은 “미국이나 유럽 국가들은 비자 문제를 비롯한 여러 가지 이유로 유학 후 졸업을 해도 현지 취업이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하지만 일본은 자국 내 대학 졸업자의 경우 외국 국적자라도 본인이 희망한다면 거의 100% 일본에서 취업할 수 있다. 최근 한국과 한국인에 대한 일본 내 인식이 긍정적이라는 점 또한 한국 유학생들이 다양한 분야로 진출하기에 좋은 기회일 것”이라고 조언한다.


다양한 유학생 입학 전형 중
나와 잘 맞는 전형 찾기

가장 대표적인 일본 유학 전형은 EJU(Examination for Japanese University for International Studies) 전형이다. EJU는 유학 희망자를 대상으로 일본 대학에서 필요로 하는 일본어 능력 및 기초학력을 평가하기 위해 실시하는 시험으로, 대부분의 국립대학을 비롯해 일본 대학의 과반수가 유학생 입학 전형에 EJU를 활용한다. EJU 시험은 1년에 두 번, 6월과 11월에 치러진다. 시험 과목은 일본어와 기초학력이며, 유학을 희망하는 대학의 모집 요강에서 지정하는 수험 과목을 선택해 응시하면 된다(표 2). EJU 성적 우수자는 일본학생지원기구(JASSO) 장학금인 ‘문부과학성 사비 외국인 유학생 학습 장려비(매월 4만8천 엔)’를 신청할 수 있다.




EJU 전형으로 선발하는 인원은 아무래도 그 수가 한정적이다. 그러므로 의약학 계열이나 명문대 이공 계열 등 인기 대학·전공으로 유학을 희망한다면 일본의 수능 시험인 ‘대학입시센터시험’과 대학별 본고사로 나뉘어 치르는 일반 전형을 같이 준비하는 편이 유리하다. 일본 국공립대는 대체로 사립대에 비해 입학이 어려운 편으로, 1차 센터시험과 2차 본고사를 모두 보는 경우가 대다수다. 높은 수준의 일본어로 치러야 하는 센터시험은 외국인이 일본 학생과 경쟁해 고득점을 확보하기 어렵다 보니 일반 전형으로 국공립대에 합격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사립대는 영어, 수학, 과학, 면접, 소논문 등 대학별로 각기 다른 본고사를 거쳐 선발하기에 본인이 강점 있는 과목의 반영 비율이 높은 대학을 잘 찾는다면 유학생도 충분히 도전할 수 있다.

유학 경비가 부담된다면 문부성 국비장학생 전형을 주목하자. 국비장학생 전형에 합격하면 일본 내 국립대학에서 학비와 실습비를 면제받고 매달 12만 엔의 생활비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매년 6~8월 사이에 시험이 치러지며 성적에 따라 문과·이과 등 계열별로 각각 장학생을 선발한다. 시험 과목은 문과 계열은 영어·일본어·수학, 이과 계열은 화학·물리·생물 중 한 과목과 영어·일본어·수학이다. 장학생으로 선정되면 1년간의 어학연수를 거쳐 성적에 따라 도쿄대·교토대 등 국립대학에 배정된다.

영어 실력만으로 일본 유학을 준비할 수도 있다. 2009년 13개 명문대학을 선정해 일본 대학의 국제경쟁력 향상과 글로벌 인재 양성을 목표로 시작한 ‘Global 30(G30)’ 전형은 대학 4년간 영어로 수업을 듣고 졸업하는 코스로, 입학 시 일본어 성적이 필요 없다. 토플(TOEFL)·아이엘츠(IELTS) 등 공인 영어 성적 중 하나, SAT·IB(International Baccalaureate)·ACT·GCE Advanced Level·우리나라 수능 성적 중 하나를 각각 제출해 종합 평가 후 학생을 선발한다. 일부 대학은 토플 점수만으로도 지원할 수 있다. G30 전형으로 진학하면 일본의 학제 시작 시기인 4월이 아닌 9월에 입학하게 되며, 졸업 후 영미권 대학원으로 진학하거나 일본 내 대기업에 취업하는 데 유리하다. 영어 전형으로 입학하더라도 일본에서 생활하고 공부하는 데 필요한 기본 이상의 일본어 실력은 갖춰야 한다.


일본 의약학 계열 유학을 준비한다면
우리나라와 다른 입시 환경 이해가 필수

최근 해외 대학 의약학 계열로의 유학 수요가 상당하다. 특히 일본은 세계적 수준의 의료시스템을 보유한 의료 선진국으로 교육 환경 역시 잘 갖춰져 있다. 일본 의사면허를 취득하면 일본 현지에서 취업이나 개업이 모두 가능하고 외국인에 대한 차별이 거의 없는 것 또한 장점이다. 우리나라와 달리 의료수가가 보장돼 특정 전공과 쏠림 현상도 없는 편이라 적성에 따라 진료과를 선택할 수도 있다.

물론 일본 내에서도 의대에 대한 인기와 수요는 높다. 수의대 역시 전국적으로 개설 대학이 많지 않아 일본 내 인기 학부로 손꼽힌다. 하지만 입시 환경은 우리나라와 조금 다르다. 일단 각 지역 의대는 그 지역의 자부심으로 여겨지며 졸업 후에도 해당 지역 내에 있는 의료기관에서 일하는 경우가 많다. 사립대의 경우 우리나라와 달리 게이오대를 제외한 상위권 대학에는 의대가 없고, 의료특화대학이나 중하위권 대학에 의대가 설치돼 있다. 그래서 우리나라 의약학 계열 입시가 상위 1% 속 치열한 경쟁이라면 일본은 대체로 상위 15% 이내 성적이면 의약학 계열 진학에 도전할 수 있다고 본다.

일본 의대는 입시 과정에서 성적뿐 아니라 의사로서의 가치관이나 인·적성 등을 매우 중요시하는 것이 특징으로, 사립대의 경우 유학생도 일반 전형으로 지원할 수 있다. 일본 사립대 의대 학비는 졸업까지 6년간 대략 2천만 엔(약 2억 원) 정도로, 1년 학비만 1억 원에 달하는 영미권 국가에 비하면 매우 저렴하나 우리나라보다는 훨씬 높다.

일본 치대·약대 입시는 그 위상이 우리나라와 조금 다르다. 일본에는 ‘편의점보다 많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만큼 치과가 많고 그만큼 경쟁도 치열하다. 자연히 치과의사의 수입 또한 엄청난 고소득을 기대하기 힘들기에 국공립대와 일부 명문 사립대 치대를 제외하면 입학이 그리 어렵지 않은 편이다. 약대 역시 전국적으로 설치 대학이 많다 보니 입학 경쟁이 아주 치열하지는 않다. 일본 치대·약대는 의대와 달리 면허 취득 후 외국 국적자 신분으로 개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일본 내 취업은 거의 100% 가능하며, 일본 면허 취득 후 한국으로 돌아와 면허 예비시험을 거쳐 국가고시에 합격해 한국 면허를 획득하는 방법을 선택할 수도 있다.

입시가 우리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쉽다고 해서 일본 의약학 계열 유학을 결코 만만히 볼 수는 없다. 박 원장은 “의대나 치·약대는 입학도 어렵지만 입학한 후에 해내야 할 공부량이 어마어마하다. 궁극적으로 면허 취득이 최종 목표이므로 어느 학교를 가느냐보다 얼마나 열심히 공부하느냐가 관건이다. 입시뿐 아니라 졸업과 면허시험 합격을 위해서는 수학이나 과학, 영어 성적뿐 아니라 일본어 실력도 뛰어나야 한다. 학생 혼자 힘으로 가능한 목표 대학 레벨을 정하고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입시 전형을 찾아내 유학을 준비하기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풍부한 입시 데이터와 합격 경험을 보유한 유학 업체를 선정해 적극 활용하라”고 권한다.






















[© (주)내일교육,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0

댓글쓰기
251124_서울여대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