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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3호

키워드로 보는 직업 | 치의학 편 _ 식품 산업 발달·식생활 변화로 위협받는

구강 건강을 지키는 전문가

1938년 미국 화학회사 듀폰에서 최초로 칫솔을 출시했다. 실처럼 가늘고 쉽게 마모되지 않는 나일론 칫솔은 ‘인간의 수명을 늘렸다’라는 평가까지 받았다. 그만큼 구강 위생은 건강과 직결된다. 입안 염증은 그대로 혈관을 따라 흘러가 몸의 다른 부분에까지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각종 질환에 노출된 치아를 치료하는 일에서부터 가지런한 치아를 만들어 미모를 완성시키는 일까지 모두 치의학의 영역이다. 가까이에서 국민의 구강 건강을 담당하고 있는 치과 의사의 진로·직업 이야기를 서울알파치과 김지안 교정원장으로부터 들었다.

취재 김민정 리포터 mjkim@naeil.com
사진 이의종








치아·구강 외에도 위아래턱뼈, 턱뼈를 벌리는 턱관절까지의 구조·기능·재생에 대해 연구하는 학문을 기초치의학이라고 한다. 기초치의학을 바탕으로 질환의 원인과 치료 방법을 연구하고 시술을 통해 환자에게 적용하는 학문을 임상치의학이라고 부른다.

구강 질환에 대한 치료·수술과 보철, 임플란트, 교정, 양약수술 등을 포함한다. 치의학과 관련한 인공치아 소재나 구강 위생 관련 산업의 규모도 크다. 금속 티타늄이 뼈와 친화력이 높아 잘 부착된다는 사실을 발견한 덕분에 치아 보철 방법 중 하나인 임플란트가 대중화될 수 있었다. 이렇듯 소재의 발견은 치의학의 발전을 이끈다. 예상하지 못한 식품도 치과 질환의 원인이 된다.

또 제로칼로리 탄산음료는 설탕이 들어 있지 않아 치아에 무해한 듯 보이지만 산성용액이기 때문에 치아 표면을 부식시킬 수 있다. 이런 음료·음식으로부터 치아를 보호할 구강 청결제 등 구강 관리 제품 시장은 전 세계적으로 급성장했다. 한편 인공지능을 활용한 치의학 연구도 활발하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인공지능으로 환자의 충치 유무를 포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턱뼈의 골다공증 조기 발견, 치아 뿌리 끝 염증 감지 등에서도 유용하다고 알려져 있다.





치의학 분야의 대표적인 직업은 치과 의사다. 치과대학이나 치의학전문대학원 졸업 후 국가 면허 시험에 합격해야 한다. 인턴 1년, 레지던트 3년을 이수한 후에는 구강악안면외과 보철치과 치과교정과 등에서 진료하는 치과 전문의가 되거나 연구소,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의 공공기관에서 활동한다. 급속한 고령화로 전체 수요가 늘어나는 세부 전공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대학들은 한국보건의료사회연구원의 ‘보건 의료 인력 중·장기 수급 전망(2015~2030)’을 바탕으로 정원 외 입학 비율을 5% 이내로 감축했다. 2030년 치과 의사가 3천 명 정도 과잉 공급될 것이라는 전망에 따른 것이다.

서울알파치과 김지안 교정원장은 “치의학에는 충치 치료와 발치, 치아 교정, 임플란트 수술 외에 구강이나 얼굴에 생긴 암을 수술하고 복원하는 구강외과, 턱관절이나 침샘 구강과 관계된 여러 신경 질환들을 치료하는 구강내과 등 여러 분야가 있다. 직접 진료하는 의사 이외에 구강 내 미생물을 연구하거나 약물, 치과 재료를 개발하는 과학자가 될 수도 있고 치과에서 쓰이는 여러 기구들을 만들 수도 있다. 요즘은 디지털 기술을 치과에 적용하기도 한다”고 설명한다.















진학
치과 의사가 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진학 방법이 있다. 치의예과 2년·치의학과 4년 등 6년 과정의 치과대학을 마치고 졸업하거나 4년제 대학을 졸업하고 치의학전문대학원에 입학해 4년을 마친 후, 치과 의사 국가 면허 시험에 합격하면 치과 의사 면허증을 받게 된다.
치의학전문대학원은 치의학교육입문검사(DEET), 학부 성적, 외국어 점수, 면접 등을 통해 선발한다. 서울대 부산대 전남대는 치의학 석사 통합 과정으로 운영한다. 7년간 학석사 통합 과정(3년 학부 과정+4년 치의학전문대학원 과정)을 이수한 후 국가고시를 치른다. 면허 취득 후에는 주로 치과 병·의원에 취업하거나 치과 의원을 개업한다. 인턴 과정 1년, 레지던트 과정 3년을 거쳐 특정 분야 치과 전문의가 되기도 한다.


채용
치과대학·치의학전문대학원 졸업생들 대다수가 병·의원에 취업하거나 의원을 개업한다. 보건복지부 보건소 식품의약품안전처 질병관리본부 등 공공기관에서도 치과 의사를 채용한다.










Q. 치과 의사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고3 때 대학을 결정할 시점에 그래도 전문 분야를 선택해야 직업인으로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싶어 교사·약사·의사·치과 의사 등 폭넓게 고려했어요. 치과 의사, 의사로 좁혔고 응급상황에 대한 대처가 두려워 치과대학을 진학했는데요. 치대에서 배우는 실용적 기술로 많은 사람들을 도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Q. 졸업 후 개원까지 어떤 과정을 거치나?

졸업 후 바로 개원하는 경우는 거의 없고 대학병원 수련의가 되거나 치과병원에 취직해 보고 배우면서 진료를 시작합니다. 남학생들은 군의관이나 공중보건의로 군복무를 하면서 진료를 하고요. 지속적으로 학회나 세미나에 참가해 배우고 새로운 기술이나 재료가 나올 때마다 계속 공부하죠. 졸업 후 치과교정학 수련을 받았는데요. 청소년 교정이 많은 관심을 받기 시작한 시기로, 정규 수업 과정 외에 추가로 편성된 실습을 밤 10시까지 했습니다. 정말 힘들었기 때문에 오히려 한 번 제대로 배워보자는 오기가 생겼죠. 지금 생각해보면 그렇게 늦은 시간까지 가르쳐주신 교수님들이 정말 대단하게 느껴지고 감사한 마음이 들어요.


Q. 가장 인상 깊었던 일 혹은 보람 있었던 일은?

치과 치료에 대한 공포증이 있는 환자가 있었어요. 치료를 제때 받지 못해 구강 상태가 심각해진 분과 지속적으로 대화하면서 진료에 적응시키고 무사히 치료를 마무리했어요. 그 후 치과 진료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졌다고 말씀해주셔서 기억에 남습니다. 또 치료 후에 큰 만족감을 느끼고 다른 가족을 데리고 오는 분들을 보면 보람을 느끼죠.


Q. 예상 못했던 어려운 점이 있다면?

치의학을 ‘art and science’라고도 표현하는데요. 실제 대학 수업 시간에 미술 활동이 많아 당황스러웠습니다. 각종 뼈 그리기, 세포 조직 그리기, 치아 조각하기 등을 해야 해 미술에 소질 없는 사람들은 곤혹스러워 했습니다. 치과 의사로 20년 이상을 일하면 대부분 목 디스크 같은 직업병이 생기게 되는데 이 부분도 예상하지 못한 점이었어요.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서 설명하고 설득하는 일도 힘든 부분이죠. 또 개업의가 되면 환자를 진료하는 본질적인 일 이외에도 신경 쓸 일이 많습니다. 행정적으로 처리해야 할 일도 많고, 직원들과의 관계도 중요하죠.


Q. 치과 의사에게 필요한 역량이 있다면?

치과 의사로 일한 지 26년이 되었는데요. 사람을 만나고 치료하는 일인 만큼 무엇보다 공감 능력이 중요하더라고요. 그 외에 치과 의사는 주로 구강 내 치료를 수행하기 때문에 꼼꼼한 성격과 정교한 손재주가 있으면 좋습니다. 마지막으로 대다수 직업인에게 해당되는 말이지만 눈앞의 이익만 좇지 말고 동료와 사회를 생각하고 직업윤리를 지키는 직업인이 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치과 의사를 꿈꾸는 청소년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세상에 대해 많이 궁금해하고 뭐든지 시도해보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세상의 주인공인 청소년들이 건강한 몸과 마음, 높은 자존감을 가지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일하다 보면 환자로부터 작은 일에도 마음의 상처를 받게 될 때가 있거든요. 마음을 단련시켜 살아가는 동안 상처받지 않고, 실패하더라도 또 일어설 수 있는 용기와 믿음을 가지길 바라요.




코로나19 시대, 청소년들의 진로에 대한 관점 또한 달라져야 합니다. 특정한 전공과 직업에 집중된 시야를 넓힐 필요가 있습니다. 하나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다양한 산업·직업을 들여다보며, 현직에 있는 직업인의 인터뷰를 통해 미래에 대한 폭넓은 관점을 안내합니다. _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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