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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3호

사춘기 아닌 ‘마음의 감기’?

유형으로 본 청소년 우울증

최근 중·고생 10명 중 3명이 지속적으로 우울감을 느낀다는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감정을 조절하는 능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청소년 시기에 우울증이 방치되면 자존감이 현저히 떨어지거나, 사회성이 성장하지 못해 성인이 된 후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중요한데, 문제는 청소년들의 우울증이 ‘가면 우울증’, 즉 겉으로는 우울감을 느끼는지 알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는 데 있다. 얼핏 봐선 알기 어려운 마음의 감기, ‘청소년 우울증’의 유형별 증상과 대처법을 알아봤다.
취재 정남순 리포터emjns@naeil.com 도움말·자료 이연정 교수(순천향대학교 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참고 여성가족부 ‘학생 건강증진 기본계획







청소년 우울증 체크리스트
1 외롭다는 말을 한다. □
2 잘 우는 편이다.
3 자신이 나쁜 일을 저지를까 두렵다고 한다.
4 완벽주의 기질이 있다.
5 자기를 사랑하는 사람이 없다고 불평한다.
6 남들이 자신을 해치려고 한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7 자신이 보잘것없는 존재라고 한다.
8 신경질적이고 예민하다.
9 자의식이 강하고 쉽게 무안해한다.
10 남을 늘 의심한다.
11 불행하다고 생각하고 슬퍼한다.
12 늘 걱정이 많다.
*12개 항목 중 5개 이상 해당되면 의료 전문가와의 상담이 필요함.



신체 증상형 두통·복통·식욕 부진·가슴 두근거림·피로감
대처 방법 제대로 수면을 취하지 못해 항상 피곤해하는 경향을 보이거나 원인 불명의 통증이 반복된다면 정신적 문제를 의심하고 가까운 병원에서 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 순천향대 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연정 교수는 “취침 시간, 통증의 발생 시기와 반복 정도, 통증이 심해질 때와 나아질 때의 차이 등을 기록해두면 우울증 상담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정서 장애형 짜증·무기력·의욕 감소·분리불안·깊은 슬픔·울음·분노
대처 방법 예민하고 감정적인 상황이 보름 이상 지속되면 우울증일 가능성이 높다. 이런 때 감정이 격해진 아이에게 다그치거나 핀잔을 주는 등 감정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대화 자체가 단절돼, 아이가 더 고립될 수 있다. 평상시 ‘네가 그래서 힘들었구나’라고 아이의 생각과 상황에 공감하는 표현과 태도를 보이면, 대화가 수월해진다.


행동 문제형 공격적인 언행·말대꾸·반항·친구 관계 변화·흡연·음주·가출·약물
대처 방법 이전에 하지 않은 문제 행동을 하는 경우 무조건 혼내거나 징계를 하면 안 된다. 대체로 아이들은 스스로 할 수 있는 ‘자율성’에 제약이 많을 경우 일탈 행동에서 쾌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이런 때 “이해는 되지만 이런 행동은 옳지 않구나”라고 자녀의 마음을 이해해주되, 문제 행동을 모두 수용해서는 안 된다. ‘어떤 점이 개선되면 네가 편안해질 수 있을까?”라고 물어보고 잘못된 부분을 바꿔나가자고 제안할 것을 권한다.


학습 장애형 성적 하락·학습 의욕 저하·집중력 저하·태도 변화
대처 방법 갑자기 성적이 뚝 떨어졌다면 이유가 있다. 아이의 고민과 불안요소가 무엇인지부터 파악해야 한다. 공부에 대한 부담 혹은 지나친 경쟁 환경에서의 자신감 부족, 학업 역량 등 그 원인을 대화로 찾아야 한다. 이 교수는 “장기적으로 경쟁해야 하는 환경에 놓이면 아이들은 우울감에 시달린다. 부모가 대화를 통해 고민을 터놓으면 우울감이 해소될 수 있다는 신뢰를 줘야 한다. 우울증 치료는 부모와의 꾸준한 대화에서 시작 된다”고 강조했다.



우울증에 대한 오해
✚ 우울증 치료는 기록으로 남는다?
사회적인 시선을 의식해 정신과 진료 기록을 남기고 싶지 않아 병원 진료를 기피하거나, 진료를 받되 보험 처리를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병원에서는 진료 상담 시 처방 진단 상담코드(Z코드)를 입력, 우울증 상담 내용을 기록하지 않는다.

✚ 우울증은 성격 탓?
전문가에 따르면 우울증 환자의 대뇌는 정상인과 달리 피질이 두껍게 변하고, 뇌 신경전달 물질인 세르토닌, 도파민의 이상 반응이 나타난다. 신체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약물 등 전문적 치료가 필요하다.

✚ 우울증은 대화가 약?
우울증은 저절로 낫지 않는다.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병이 의심될 때는 대화로 상태를 점검할 수 있지만 증상을 없앨 수는 없다.
경험이 풍부한 의료진에게 치료를 목적으로 한 상담을 받아야 한다. 병원이 아닌 상담 기관을 이용할 땐 정부 공식 인증 기관을 확인하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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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남순 리포터 emjns@naeil.com
  • EDU LIFE (2019년 04월 17일 90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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