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중학교 3학년∼고등학교 1학년에 해당하는 15세 학생의 '읽기 능력'이 3년 새 큰 폭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9일 서울 시내 한 중학교에서 하교하는 학생들. ⓒ연합
우리나라 15세 학생의 읽기 능력이 3년 만에 큰 폭으로 떨어졌다. 수학과 과학 성취도는 세계 상위권을 유지했고 컴퓨팅 도구를 활용한 문제 해결력도 높았지만, 글을 이해하고 활용하는 기초 역량에는 경고등이 켜졌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지난 8일 발표한 '국제 학업성취도 평가(PISA) 2025' 결과에 따르면 한국 학생의 읽기 평균 점수는 501점으로 2022년 515점보다 14점 하락했다. 수학과 과학을 포함한 세 영역 가운데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점수가 떨어진 것은 읽기뿐이다.
한국의 읽기 점수는 2015년 517점에서 2018년 514점, 2022년 515점으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다가 이번 조사에서 501점으로 내려갔다. 전체 참여국 순위도 2022년 2∼12위에서 2025년 3∼13위로 낮아졌다. 다만 OECD 회원국 가운데서는 1∼9위로 상위권을 지켰다. OECD 평균은 461점이다.
읽기 역량, 상위권 줄고 하위권 늘어
디지털 문제 해결력은 OECD 상위권
읽기 역량 저하는 세계적인 현상으로 나타났다. 2022년과 2025년 연속 1위를 기록한 싱가포르도 543점에서 535점으로 하락했다. 일본은 516점에서 503점, OECD 평균은 472점에서 461점으로 각각 떨어졌다. 교육부는 디지털 매체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이용 확대로 긴 글을 읽는 동기와 태도가 약해진 점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읽기 영역의 양극화도 심화됐다. 한국의 상위 성취수준 학생 비율은 2022년 13.3%에서 2025년 10.3%로 줄었다. 반면 기초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하위 성취수준 학생은 14.7%에서 17.8%로 늘었다. 여학생의 읽기 평균 점수는 515점으로 남학생 487점보다 28점 높았다.
수학과 과학 점수도 3년 전보다 낮아졌지만 감소 폭은 유의미하지 않았다. 수학은 527점에서 522점, 과학은 528점에서 526점으로 각각 하락했다. 한국은 OECD 회원국 가운데 수학 1∼2위, 과학 1∼3위였고 전체 참여국 중에서는 두 영역 모두 5∼7위를 기록했다.
수학에서는 상위권과 하위권이 함께 늘었다. 상위 성취수준 학생 비율은 22.9%에서 23.2%로 소폭 높아졌지만 하위 성취수준도 16.2%에서 18.6%로 상승했다. 과학은 상위권이 15.7%에서 14.6%로 줄고 하위권은 13.7%에서 14.2%로 늘었다.
반면 이번 조사에서 처음 실시된 '디지털 세계에서의 학습' 영역에서는 높은 성취를 보였다. 컴퓨팅 도구로 지식을 구성하고 오류를 점검해 문제를 해결하는 역량을 평가한 결과 한국은 평균 538점으로 OECD 평균 500점을 웃돌았다. OECD 회원국 중 2∼5위, 전체 85개 참여국 가운데 6∼10위였다.
교육 배경 따른 성취도 격차는 축소
가정의 경제·사회·문화적 배경에 따른 성취도 격차는 OECD 평균보다 작았다. 이 같은 배경이 과학 성취도 차이를 설명하는 비율은 한국이 7.7%로 OECD 평균 11.6%보다 낮았다. 읽기는 7.3%, 수학은 10.6%로 2022년보다 각각 3.6%p와 2.0%p 감소했다.
과학에서 기초 수준 이상을 성취한 학생의 비율로 측정한 교육 포용성은 한국이 80.1%로 OECD 평균 65.0%보다 높았다. 경제·사회·문화적 배경이 성취도 차이에 미치는 영향으로 평가한 공정성도 OECD 평균보다 높은 수준으로 분석됐다. 교육부는 읽기 역량을 높이기 위해 수업과 연계한 독서 교육을 활성화하고 질문·토론 중심의 교실 수업 지원을 확대하기로 했다.
학교폭력 피해 응답 역대 최고… 초등생 5.7%
학교폭력 피해를 경험했다고 답한 학생이 약 9만1천600명으로 조사됐다. 피해 응답률은 2.9%로 전년보다 0.4%p 올라 조사가 시작된 2013년 이후 가장 높았다.
교육부는 16개 시·도교육청과 올해 4월 14일부터 5월 13일까지 초등학교 4학년∼고등학교 3학년 재학생 390만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6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에는 319만 명(81.9%)이 참여했다.
학교급별 피해 응답률은 초등학교 5.7%, 중학교 2.3%, 고등학교 0.8%로 모두 상승했다. 피해 응답자는 초등학생 5만6천500명, 중학생 2만6천200명, 고등학생 8천600명으로 집계됐다. 전체 피해 응답자의 약 62%가 초등학생이다.
피해 유형은 언어폭력이 37.8%로 가장 많았고 집단따돌림 17.1%, 신체폭력 15.7%, 사이버폭력 7.0% 순이었다. 전년보다 집단따돌림은 0.7%p, 신체폭력은 1.1%p 늘었다. 반면 언어폭력과 사이버폭력은 각각 1.2%p와 0.8%p 감소했다.
피해는 학교 안에서 69.6% 발생했다. 세부 장소는 교실 28.2%, 복도·계단 16.4% 등이었다. 시간대별로는 쉬는 시간 29.8%, 점심시간 21.2%로 교사의 관찰이 상대적으로 어려운 시간에 절반 이상 집중됐다.
피해 사실을 주변에 알렸다는 응답은 91.9%였지만 8.1%는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았다. 알리지 않은 이유로는 '일이 커질 것 같아서'가 24.6%로 가장 많았고 '별일이 아니라고 생각해서'가 20.9%로 뒤를 이었다.
학생들의 피해 체감과 공식 처리 통계는 엇갈렸다. 2025학년 교육지원청에 접수된 학교폭력 사안은 5만6천880건으로 전년보다 줄었다. 그러나 접수 사건 가운데 심의로 넘어간 비율은 51.7%로 높아졌고, 심의 결과 '학교폭력 아님'으로 결정된 비율도 22.1%로 증가했다.
교육부는 일상적 갈등이 학교폭력으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예방 교육과 관계 회복 프로그램을 강화할 계획이다.
수능 지원자 55만 명… 졸업생 17만 명 넘어
2027학년 대학수학능력시험 지원자가 55만1천864명으로 집계됐다. 전체 지원자는 지난해보다 줄었지만 졸업생은 17만 명을 넘어섰고, 사회탐구 과목을 선택하는 이른바 '사탐런' 현상도 심화됐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11월 19일 치러지는 2027학년 수능 응시 원서 접수 결과 55만1천864명이 지원했다고 8일 밝혔다. 지난해보다 2천310명(0.4%) 감소했다. 재학생은 35만5천391명으로 지난해보다 1만6천506명 줄었다. 반면 졸업생은 1만3천784명 늘어난 17만3천706명으로 전체의 31.5%를 차지했다. 검정고시 등 지원자도 412명 증가한 2만2천767명이었다. 졸업생과 검정고시 지원자를 합친 이른바 'N수생'은 19만6천473명으로 전체의 35.6%에 달했다.
입시업체들은 재학생 감소에도 대학 졸업 뒤 다시 수능에 도전하는 장수생과 반수생 등이 늘면서 졸업생 지원자가 증가한 것으로 분석했다. 종로학원은 졸업생 지원자가 17만 명을 넘어선 것은 2004학년 이후 처음이라고 밝혔다.
탐구 영역에서는 사회탐구 쏠림이 두드러졌다. 사회·과학탐구 지원자 52만7255명 가운데 사회탐구 과목만 고른 수험생은 36만7천73명으로 69.6%를 차지했다. 지난해보다 4만2668명 늘었다. 반면 과학탐구만 선택한 수험생은 12만692명에서 7만5천36명으로 4만5천656명 감소했다. 사회탐구와 과학탐구를 한 과목씩 선택한 수험생은 8만5천146명이었다.
진학사는 주요 대학들이 자연 계열 모집 단위에서 사회탐구 응시자의 지원을 허용하면서 상대적으로 학습 부담이 적다고 여겨지는 사회탐구로 이동한 수험생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했다. 사회탐구에서는 <사회·문화> 선택자가 29만8천188명으로 가장 많았고, 과학탐구에서는 <지구과학Ⅰ>이 8만2천792명으로 가장 많이 선택됐다.
수학 영역에서는 <확률과 통계> 선택 비율이 지난해 57.1%에서 64.9%로 상승했다. <미적분>은 39.9%에서 32.4%, <기하>는 3.0%에서 2.7%로 각각 낮아졌다. 입시업계는 졸업생 증가와 탐구 과목 이동으로 상위권 대학의 정시 경쟁과 과목별 유불리 셈법이 한층 복잡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취재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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