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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6호

이 주의 교육 이슈

“삼수하면 행복도 낮아지고 전공 만족도 떨어진다”

지난 6월 7일 서울 한 학원에서 열린 ‘6월 모의평가 분석 및 2027 대입 설명회’에서 학부모가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



대학 입시에서 재수와 삼수를 선택하는 학생이 꾸준히 늘고 있지만 장기 N수의 실익은 기대만큼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삼수생은 수능 성적이 향상됐음에도 대학에 들어간 뒤 행복감과 전공 만족도는 낮고 학업 태만은 높아 심리적·적응적 부담이 상대적으로 큰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교육개발원(KEDI)은 최근 발표한 ‘N수생의 특성 분석: N수는 입시 결과 및 대학 경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브리프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공개했다.


수능 점수 올랐지만 만족도 낮아

이번 연구에서는 ‘한국교육종단연구 2013’ 패널 가운데 현역 입학생 1천521명, 재수생 307명, 삼수생 97명, 사수생 319명 등 2천244명을 대상으로 입시 과정과 대학 생활을 비교했다.

삼수생의 학업 태만 점수는 1.76으로 현역(1.56)과 재수생(1.70)보다 높았다. 전공-적성 일치도는 3.32로 현역(3.69)과 재수생(3.67)에 못 미쳤고 행복도도 7.79점으로 현역(8.51점)과 재수생(8.41점)보다 낮았다. 전공을 바꾸고 싶다는 응답은 가장 많았다.

재수생은 달랐다. 대학 생활 적응과 심리적 건강 등 대부분의 지표가 현역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KEDI는 삼수생의 학업 태만 역시 학업 역량 부족이라기보다 전공 만족도 저하와 심리적 부담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했다. 실제 대학 학점이나 의사소통·문제 해결 역량 등에서는 집단 간 뚜렷한 차이가 확인되지 않았다.

수능 성적은 분명 올랐다. 재수와 삼수를 거치면서 국어와 영어 성적이 개선됐고 정시 합격 비중도 크게 높아졌다. 하지만 입학한 대학의 위상이나 대학 소재지, 전공 선택까지 달라졌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가정환경과 학업성취 등 배경 요인을 통제한 뒤 비교한 결과에서도 의미 있는 차이는 확인되지 않았다. 결국 수능 점수 향상이 대학 생활 만족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한편 재수생과 삼수생은 가구 소득과 부모 학력, 사교육비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은 집단임이 드러났다. 월평균 가구 소득은 재수생이 766만 원, 삼수생은 672만 원이었다. 고3 시기 월평균 사교육비도 각각 101만 원과 111만 원으로 현역 입학생(68만 원)을 크게 웃돌았다. KEDI는 재수·삼수생을 ‘상위 대학 진학을 목표로 하는 자원이 풍부한 집단’으로 설명했다.


커지는 사회적 비용

보고서는 N수생 증가를 개인 선택만으로 설명하긴 어렵다고 봤다. 2025 수능에서 N수생 비율은 전체 응시자의 31.0%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학벌 경쟁 심화와 의약학 계열 선호, 청년 고용시장 불안, 입시 제도 변화가 맞물린 결과라는 분석이다. 그만큼 청년의 사회 진출은 늦어지고 사교육비 부담 등 사회적 비용도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입시 정책에 대한 시사점도 제시했다. 재수생과 삼수생은 현역보다 정시 의존도가 높고 사교육비 지출도 많았다. KEDI는 정시 확대가 반복적인 입시 도전을 늘리고 사교육 접근성이 높은 학생에게 상대적으로 유리하게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그러면서 입시 정책의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공교육 안에서 입시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감사원, 고등학교 학생부 중복 작성 무더기 적발

서울 지역 다수 고등학교에서 여러 학생의 학생부에 동일한 내용을 반복 작성한 사실이 감사원 감사에서 드러났다. 학교폭력 상담 기록과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 회의록도 부실하게 작성·관리된 것으로 조사됐다.

감사원은 최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서울시교육청 정기 감사’ 결과를 공개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4년까지 서울 지역 고교 239곳의 학생부 작성 실태를 점검한 결과, 51명 이상 학생의 세부 능력 및 특기 사항에 같은 내용을 작성한 교원이 803명으로 집계됐다. 감사원은 동일 과목을 수강한 학생 51명 이상에게 같은 내용을 작성한 사례를 1건으로 산정해 모두 1천106건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같은 문안을 한 해 동안 반복 사용한 사례가 637건으로 가장 많았다. 전년 문안을 그대로 재활용한 사례는 39건이었고, 교육 내용이 다른 1학년과 3학년에 동일한 문안을 사용한 사례도 3건 확인됐다.

교원 141명은 101명 이상 학생의 세특을 같은 내용으로 작성했다. 이 가운데 19명은 2년 이상 같은 문안을 반복 사용했다. 또 교원 18명은 한 학급에서 70% 이상의 학생에게 동일한 종합 의견을 작성했고, 교사 3명은 하루 만에 반 전체 학생에게 같은 내용의 종합 의견을 입력한 것으로 조사됐다.

일부 사례는 작성 방식도 형식적이었다. 한 교사는 종합 의견을 5종류만 작성한 뒤 학생을 출석번호 순으로 5개 그룹으로 나눠 같은 내용을 반복 입력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교육청의 자체 점검도 미흡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이 확인한 학생부 반복 작성 학교는 2023년 105곳, 2024년 69곳이었지만 서울시교육청은 각각 17곳과 9곳만 적발했다.

감사원은 서울시교육감에게 학생부를 부적절하게 반복 작성한 교원을 자체 조사한 뒤 사안의 경중에 따라 조치하고, 학생부 반복 작성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구체적인 기준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서·논술형 평가 강행… 김대중 전남광주시교육감 “사교육 대책 병행”

김대중 전남광주시교육감이 내년부터 초등학교 5·6학년과 중학교 1학년에 100% 서·논술형 평가를 도입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사교육 확대 우려에 대해서는 수업 혁신과 교육과정 개편을 병행해 부작용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김 교육감은 기자회견에서 “사고력을 키우기 위한 서·논술형 평가는 세계적인 흐름”이라며 “선다형 문항만으로는 미래 인재에게 필요한 사고력과 문제 해결 능력을 기르기 어렵다”고 말했다. 사교육 확대 우려와 관련해서는 “교실 준비 없이 정책부터 시행하면 사교육 시장이 먼저 움직인다”며 “수업 혁신과 평가 방식 전환을 함께 추진하고 학교의 교육과정 자율성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또 “국가교육위원회가 올해 하반기나 연말 서술형 평가 확대 방향의 대입 개편안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충분한 숙의와 준비를 거쳐 제도를 안착시키겠다”고 말했다.

전남광주시교육청은 초등학교 5·6학년은 내년 3월부터, 중학교 1학년은 자유학기제를 마친 내년 2학기부터 전 과목을 객관식 없이 서·논술형으로 평가할 계획이다. 운영 결과와 현장 수용성, 정부의 대입 개편 방향 등을 반영해 2032년 전 학년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김 교육감은 초등학교는 이미 수행평가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고, 중학교 1학년은 자유학기제로 준비 기간을 확보할 수 있어 단계적 도입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또 “교사와 교육공동체의 공감이 전제돼야 한다”며 “서울·경기 등 선행 사례를 참고해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겠다”고 덧붙였했다.

교사의 평가 부담과 채점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가칭)교육과정개발평가원’도 신설한다. 이 기관은 서·논술형 문항 개발과 예시 자료 축적, 채점 기준 마련 등을 맡아 평가의 신뢰성을 높이고 교사의 행정 부담을 줄이는 역할을 하게 된다.


취재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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