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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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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청소년 자살률 절반 낮춘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이 5월 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10대 청소년 자살예방 범정부 추진 대책을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


정부가 역대 최고 수준으로 증가한 청소년 자살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AI 기반 위기징후 감지 시스템과 청소년 전용 치료병동 도입 등을 포함한 범정부 대책을 내놨다. 정부는 2035년까지 청소년 자살률을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낮추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반면 교육계에서는 입시경쟁 완화 등 근본 원인에 대한 대책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역대 최다 10대 자살, 정신건강 적신호

교육부가 최근 보건복지부·여성가족부·행정안전부·경찰청 등 15개 부처가 참여한 ‘10대 청소년 자살예방 범정부 추진 대책’을 발표했다. 지난달 정부가 예고한 9개 분야 자살예방 대책 가운데 학생·청소년 분야의 첫 세부 실행안이다. 정부는 예방·감지·개입·회복·기반 조성 등 5개 전략과 15개 세부 과제를 마련했다. 특히 AI를 활용한 위기징후 발굴 시스템 구축과 청소년 전용 병동 도입 등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해 10대 자살자는 396명(잠정치)으로 역대 가장 많았다. 2016년 273명과 비교하면 9년 만에 45.1% 증가했다. 지난해 자살한 초·중·고교 학생도 243명으로 전년(221명)보다 늘어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청소년 정신건강 문제도 심각해지고 있다. 지난해 정신건강 문제로 병원을 찾은 청소년은 43만1000명으로 2021년 27만4000명보다 57.3% 증가했다. 중등도 이상 정신질환으로 진료받은 청소년도 13만2000명에 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는 학업 스트레스와 진로 고민, 가정·학교 갈등, 온라인 유해정보 노출 등을 청소년 자살의 주요 원인으로 보고 조기 발견 체계 구축에 나설 방침이다. 실제 중앙심리부검센터 조사에 따르면 자살자의 92%는 생전에 언어와 행동으로 경고 신호를 보냈지만 이를 인지한 유가족은 21%에 그쳤다.

정부는 2024년 기준 10만 명당 8명인 청소년 자살률을 2030년 6.5명, 2035년 4.2명 이하로 낮춘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에 학생 마음건강 지원 예산을 늘릴 방침이다. 현재 보통교부금 총액의 0.25% 수준인 학생마음건강지원비를 2030년까지 1% 수준으로 확대하고 교육청 전담인력도 약 200명 확보할 계획이다. 자해·자살 관련 온라인 정보에 대한 24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하고 청소년 자살 보도 규제 강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입시경쟁 해소 빠졌다”… 교육계 실효성 의문 제기

교육계는 범정부 차원의 대응에는 공감하면서도 근본 대책이 빠졌다고 지적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학생들이 왜 행복하지 않은지, 마음건강 위기 학생이 급증한 원인에 대한 고민과 대책이 부족하다”고 밝혔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도 “청소년을 극한 경쟁으로 내모는 교육 현실은 그대로 둔 채 상담과 치료, 위기학생 관리 대책 확대에 머물렀다”며 “입시경쟁 완화와 학교 공동체 회복 등 근본 과제에 국가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AI 기반 조기 감지와 상담·치료 인프라 확대에 나섰지만 교육계는 경쟁 중심 교육환경 개선이 병행되지 않으면 정책 효과가 제한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청소년 자살 문제를 둘러싼 예방과 치료, 교육환경 개선 논의도 함께 이어질 전망이다.




고1 자퇴생 첫 1만 명 돌파

내신 5등급제가 처음 적용된 지난해 고1 학업 중단자가 처음으로 1만 명을 넘어섰다. 고교학점제 도입과 함께 내신 경쟁 완화를 기대했던 정책 취지와 달리 현장에서는 자퇴와 검정고시를 선택하는 학생이 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종로학원이 학교알리미에 공시된 전국 일반고 1천703개교의 학업 중단 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학업 중단자는 1만8천661명으로 최근 7년 사이 가장 많았다. 이 가운데 고1은 1만450명으로 전체의 56.0%를 차지했다. 고1 학업 중단자가 1만 명을 넘은 것은 관련 집계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고1은 고교학점제 전면 시행과 함께 내신 5등급제가 처음 적용된 세대다. 기존 9등급제보다 경쟁 부담을 완화하겠다는 취지였지만 현장에서는 오히려 상위권 내신 확보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학업 중단자 증가는 검정고시 응시자 증가와도 맞물린다. 수능 지원자 가운데 검정고시 출신은 2025학년 2만109명에서 2026학년 2만2천355명으로 늘었다. 1995학년 이후 31년 만에 가장 많은 규모다.

교육계에서는 내신 경쟁에서 불리하다고 판단한 학생들이 학교를 떠나 검정고시와 수능 중심 입시로 이동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자퇴가 반드시 입시에 유리한 선택인지는 미지수다. 서울대와 연세대는 2028학년부터 정시 모집 규모를 줄일 예정이며, 고려대·서울대·연세대는 정시에서도 학생부를 반영한다. 대학들은 자퇴 이후에도 재학 당시 학생부 기록을 평가에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교육계에서는 고1 학업 중단자 증가가 단순한 학교 부적응 문제가 아니라 내신 체계 변화와 대입 불안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고교학점제와 내신 5등급제가 학생 부담을 실제로 완화했는지에 대한 검증도 이어질 전망이다.




학폭, 심의는 늘고 처분은 줄었다

고등학교 학교폭력 심의 건수가 3년 연속 증가했지만 실제 처분 건수는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 입시에서 학교폭력 기록 반영이 강화되면서 학교폭력 자체보다 학폭 심의와 분쟁이 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학교알리미에 따르면 2025년 전국 2천397개 고교의 학교폭력 심의 건수는 7천646건으로 전년보다 2.7% 증가했다. 2023년 5천834건과 비교하면 2년 만에 31.1% 늘었다. 반면 실제 처분 건수는 1만2천628건으로 전년보다 2.7% 감소했다. 교육계에서는 이를 학교 폭력 증가보다 학폭 분쟁 증가 현상으로 해석하고 있다.

배경에는 대입 제도 변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26학년부터 수시와 정시 모든 전형에서 학교폭력 조치 사항 반영이 의무화되면서 학생과 학부모의 민감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학교 차원의 중재나 화해로 마무리됐던 갈등도 정식 심의를 요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주요 대학들은 1호 서면사과 조치만 받아도 학생부 평가에 반영하고 있다. 2028학년부터 학생부 평가가 더욱 강화될 예정이어서 학교폭력 기록이 대입에 미치는 영향은 더 커질 전망이다.

이 같은 변화는 상위권 학교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일반고의 학교폭력 심의 건수는 전년보다 3.4% 증가한 반면 영재학교·특수목적고·자율형사립고는 15.2% 늘었다. 특히 전국 단위 자사고는 112.5%, 국제고는 116.7% 증가했다.

학교폭력 유형은 언어폭력이 32.5%로 가장 많았고 신체폭력 25.6%, 사이버폭력 13.4% 순이었다. 강요와 따돌림도 각각 29.2%, 26.3% 증가했다. 처분 유형은 2호 접촉·협박·보복 행위 금지가 28.1%로 가장 많았고 1호 서면사과 20.1%, 3호 학교 봉사 19.2% 순이었다. 반면 전학은 242건(1.9%), 퇴학은 42건(0.3%)에 그쳤다.

교육계 관계자는 “학교폭력 예방과 공정한 심의가 함께 이뤄질 수 있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취재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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