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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0호

2024 수시 합격생 릴레이 인터뷰 9 | 정의헌 성균관대 글로벌경제학과(서울 면목고)

경제 향한 열정+수학 자신감으로 경제학자 꿈꾸게 됐죠

어릴 때부터 ‘돈’에 관심이 많았다. 돈이 세상을 어떻게 움직이는지, 자본은 어떻게 분배되며 그것이 세계 시장과 복지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항상 궁금했다.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사회 문제를 들여다보는 것도 즐거웠다. 경제 신문을 읽고 다양한 이슈를 경제적 관점에서 고민해보면서 경제학을 더욱 깊게 배우고 싶다는 열망이 커졌다. 고등학교 3년 동안 경제 분야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탐구한 결과, 정의헌씨는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성균관대 글로벌경제학과에 합격했다. 대학 생활을 시작한 지 이틀째 되던 날, 풋풋한 새내기 의헌씨를 만났다.

취재 오승주 기자 sj.oh@naeil.com 사진 이의종



정의헌 | 성균관대 글로벌경제학과(서울 면목고)



나만의 차별성? 적극성으로 강점 UP

“저는 학교 선생님들을 굉장히 많이 ‘활용’한 학생이었어요.(웃음) 과목 선생님들을 매일 찾아가 ‘경제학과에 지원하고 싶은데 보고서 주제는 어떤 걸로 하면 좋을까요?’ ‘이 사회적 이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같은 질문을 끊임없이 했어요. 나중에는 선생님들께서 경제학과와 관련된 보고서·발표 주제나 추천 도서를 먼저 제안해주시며 관심 분야에 대한 탐구를 확장해갈 수 있도록 도와주셨어요.”

학교에서 의헌씨를 모르는 선생님이 없을 정도로 늘 질문하고 또 질문했다. 의헌씨의 이러한 적극적인 태도는 고등학교 생활 내내 이어졌다.

“1학년 때부터 종합전형을 염두에 두고 학생부를 어떻게 풍부하게 채울지 고민했어요. 저희 학교는 일반고라 특목고와 비교해 학문적으로 깊이 파고들기는 어렵다고 생각해서 제가 가질 수 있는 경쟁력은 적극성이라고 판단했어요. 그래서 동아리 부장, 학생회 부회장으로 활동하며 학교생활에 적극적으로 참여했어요.”

2학년 때는 ‘정경 이슈 탐구 토론반’ 동아리를 기획해 부장을 맡았다. 진로 선생님을 지도 교사로 모시고, 학생들도 직접 모았다.

“사회·경제 분야에 관심 있는 1, 2학년 학생 14명으로 시작했어요. 하나의 사회 문제에 대해 각자의 관점에서 토론해보면 재미있지 않을까 생각했죠. 예를 들어, 최저임금 인상 문제, 난민 수용 문제 등을 다루면서 사회학적, 경제학적, 정치학적 관점에서 다양한 의견을 교환할 수 있었어요. 과목별 선생님께 질문하고, 책도 찾아보고, 구글 스칼라 같은 학술 검색 사이트에서 논문도 살펴보면서 최대한 많은 자료를 바탕으로 깊이 있는 토론을 진행했어요. 사회적 이슈를 다양한 시각에서 바라보고 생각의 폭을 넓히는 데 큰 도움이 됐어요.”


뚜렷한 ‘경제학과’ 목표로
학습·활동 파고들어

의헌씨는 평소에 사회 문제에 관심이 많았다. 다양한 사회 문제들이 왜 발생하는지, 그 해결책은 무엇일지 고민을 거듭했다. 어느 날, ‘경영학은 자원을 최대한으로 활용하는 방법을 연구하는 학문인 반면, 경제학은 자원의 공정한 분배에 대해 고민하는 학문’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때 깨달았다. 경제학을 통해 사회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이후 경제학과를 목표로 ‘올인’했다. 과목도 경제학과 지원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과목들을 우선적으로 선택했다.

“경제학과에 가려면 수학 실력이 중요하다는 조언을 여러 선생님께 들었어요. 저도 수학을 매우 좋아했기 때문에 학교에서 열리는 수학 과목은 가능한 한 다 들어보기로 결심했죠. 그래서 <수학Ⅱ> <미적분> <확률과 통계> <심화수학Ⅰ> <경제수학> 등을 이수했어요. 특히 <미적분>은 고3 올라가는 겨울방학 때 처음 공부했는데, 자연 계열 학생들이 주로 선택하는 과목이라 걱정이 많았어요. 하지만 열심히 준비해서 다행히 3학년 1학기에 1등급을 받을 수 있었어요. 또한 사회 전반에 대한 폭넓은 지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경제> <정치와 법> <사회·문화> 같은 일반 사회 과목들을 주로 선택했습니다. <윤리와 사상>은 경제학의 기원이 철학에 있음을 고려해 선택했어요. 애덤 스미스 등 경제학을 정립한 초기 경제학자들이 철학자 출신이었다는 점에서, 사상에 대한 학습이 경제학 이해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했어요.”

의헌씨의 학생부에선 경제 관련 활동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과목별 수업에서도 경제 분야와 관련된 다양한 탐구 활동을 진행했다.

<한국사>에서는 조선 시대의 대동법과 현대 경제 정책을 비교 분석하는 주제 탐구를, <통합과학>에서는 백두산 화산 폭발이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을 분석했다. <수학Ⅱ>에서는 미분을 활용해 한계 비용과 한계 효용을 탐구했고, <미적분>에서는 미분방정식이 경제 현상을 모델링하는 데 어떻게 기여하는지를 연구했다. 특히 <사회·문화>에서는 청년 빈곤 문제를 부동산 시장 변동의 관점에서 다루는 팀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임금 상승과 주택 가격 상승 간의 격차가 청년 세대의 상대적 빈곤을 초래하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가정하고, 연령대별 근로 소득 증가와 주택 가격 변동 사이의 관계, 세대별·가구별 부동산 소유액을 분석했어요. 학교에서 꾸준히 배워온 파이썬을 활용해 통계 데이터를 시각화하고, 그 과정에서 주택 가격의 증가율이 근로 소득 증가율을 상당히 초과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어요. 특정 시대에 부동산을 획득한 기회의 차이가 세대 간 소득 격차를 만들어냈다는 결론을 내렸고, 문제 해결을 위해 청년들의 주택담보 대출 이자 부담을 낮춰주거나 대출 한도를 일부 상향 조정하는 방안을 제시했어요.”


종합전형도 내신과 수능 꼭 챙기길

의헌씨의 내신 성적은 1.46등급으로, 수시 원서를 쓸 때 교과전형을 먼저 떠올렸다. 하지만 교과전형으로만 수시 6장을 모두 쓰기에는 경제 분야의 활동으로 가득 찬 학생부가 아까웠다. 그래서 서울대 경제학부(일반전형)와 성균관대 글로벌경제학과(학과모집)는 종합전형으로, 고려대 경제학과, 성균관대 사회과학 계열, 서강대 경제학과, 한양대 경제금융학부는 교과전형으로 지원했다. 결과적으로 성균관대 글로벌경제학과와 사회과학 계열, 서강대 경제학과 총 세 곳에 합격했다.

“종합전형을 준비할 때 비교과 활동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내신이 우선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어요. 교과 성적도 학업 능력을 보여주는 종합전형의 주요 평가 요소 중 하나잖아요. 교과 성적은 한 번 결정되면 되돌릴 수 없으니 교과 성적 관리를 우선으로 하되, 비교과 활동도 꾸준히 해나가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또한 수능 공부도 끝까지 포기하지 마세요. 저 역시 고3 때 수능 최저 기준만 맞추면 된다고 생각해 수능을 가볍게 여겼는데요. 어려운 수능을 치르고 나서야 그 실수를 깨달았어요.”

고등학교 때부터 꿈꿔온 ‘진짜’ 경제학 수업을 듣게 될 생각에 설렌다는 의헌씨는 대학을 졸업할 때쯤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경제학자로 성장하고 싶다고 말했다.

“창의적인 생각을 많이 해보세요. 대학에서는 창의적인 사람을 요구한다고 교수님께서 말씀하셨어요. 어떤 분야에 대한 학습이나 토론을 할 때 상식선에서 끝내는 게 아니라 고등학생만이 할 수 있는 창의적인 사고를 통해 한 단계 더 발전시킬 수 있다면 스스로의 성장에 훨씬 더 도움이 될 거예요.”



<나를 보여준 학생부 & 선택 과목>






<세부 능력 및 특기 사항>

1학년

<한국사> ‘조선의 화폐, 당백전’이라는 주제로 정부의 통화 정책이 경제에 끼치는 영향과 결과를 분석 <통합사회> 경제 단원 중 절약의 역설과 자동차 메이커의 결함 은폐 사례를 통해 합리적 선택이 갖는 한계점에 대해 발표 <과학탐구실험> 메타버스 시대가 되었을 때 가상에서 통용되는 자산에 투자해야 하며, 과학 기술의 발전이 사회에서 사용되는 자산의 가치를 바꿔왔음에 대해 발표


2학년

<언어와 매체> 케인즈의 ‘유효수요이론’에 대한 독서 매체의 내용과 경제적 현안인 긴급 재난 지원금을 연결해 탐구함 <수학Ⅰ> 부정선거를 밝혀내거나 국가별 코로나 확진자 수 같은 데이터의 조작 여부를 판단하는 등 거짓 정보 문제를 해결하는 데 벤포드의 법칙이 성립한다는 것에 대해 발표 <정치와 법> 정책 제안을 만드는 수업을 통해 최저임금제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업종별 최저임금 차등제를 정책으로 제시함


3학년

<미적분> ‘미분 방정식과 경제학’이라는 주제로 미분 방정식이 사용된 경제 성장 이론인 솔로우 모형의 기본방정식의 의미와 해석 방법을 설명 <확률과 통계> 금리와 물가의 관계, 금리와 환율의 관계 등 2가지 이상의 변수 사이의 관계를 파악하는 통계적 방법에 대해 탐구해 ‘공분산과 상관계수’라는 주제로 발표 <경제수학> 우리나라 인구 통계와 비슷한 국민을 가진 가상의 국가를 만들어 파이썬을 이용해 수령 연금을 계산해봄


<의미 있었던 선택 과목>

▒ <미적분> <수학Ⅱ> <경제수학> 관심 분야인 경제학과에선 수학 능력이 중요해 수학적인 역량을 보여줄 수 있는 모든 수업을 들었다. 특히 <미적분>은 인문 계열 학생들이 잘 선택하지 않는 과목이라 고민됐지만, 경제학과에 대한 관심을 적극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선택했다.

▒ <경제> <사회·문화> <정치와 법> 경제학과 진학 시 사회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도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지리, 역사 관련 과목들보다는 일반 사회 과목 위주로 이수했다.

▒ <윤리와 사상> 초기 경제학자들이 철학자 출신이었다는 사실에서, 사상에 대한 학습이 경제학 이해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



<교사의 눈으로 본 수시 합격생>

선생님과 친구들 모두에게 '인기 만점’ 학생

의헌이는 모든 교과 선생님들께 사랑받고 동료 학생들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했던 학생입니다. 의헌이 주변에는 항상 친구들이 모여 있던 기억이 나요. 학급 활동에 솔선수범해 참여하고 수업 분위기를 활기차게 만들어주는 학생이었어요. 처음 배우는 것에 대한 습득력이 굉장히 빨랐고 특히 수학 학습 능력이 뛰어났어요. 사교육이나 선행학습에 의존하지 않고도 수업 내용을 빠르게 이해하고 발전시키는 능력을 보였습니다. 대학에서 원하는 공부를 하고 다양한 경험을 쌓아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훌륭한 인재로 성장하기를 바랍니다. _ 서울 면목고 양지원 교사(3학년 담임, 수학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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