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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8호

핫 토픽 ‘쫌’ 아는 10대 5 | 비트코인 _ 디지털 시대 새 화폐 or ‘한방’ 노린 투기 상품

비트코인 열풍 바로 보기

‘이제 비트코인이다.’
요즘 경제 뉴스는 비트코인으로 대표되는 암호화폐가 점령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큰 폭의 시세 변동은 물론, 비트코인에 대한 과세·규제·보호 정책을 둘러싼 정치권의 논쟁까지 뜨겁다. 암호화폐는 쉽게 말하면 동전이나 지폐와 같이 형태가 없는, 디지털 세계에서 은행 없이 거래하는 새로운 거래 수단이다. 디지털 시대에 맞는 새로운 화폐이자 투자 수단 혹은 아직 실체가 없는, 한방을 노린 다단계 투기 상품이라는 상반된 평가를 받는다. 비트코인을 중심으로 암호화폐가 무엇인지, 왜 뜨거운 논쟁거리인지 알아봤다.

취재 이지연 리포터 judylee@naeil.com·정나래 기자 lena@naeil.com 사진 연합
참고 <비트코인과 블록체인, 가상자산의 실체> <비트코인 세계사> <블록체인 혁명>





STEP 1 이슈 맛보기


티끌 모아 굿즈


내일이 무상아, 나 얼마 전에 적금 시작했어. 매일매일 용돈에서 1천 원씩 저금해서 BTS 굿즈 살 거야~ 떡볶이 타임 일주일에 한 번만 하자!

무상이 적금? 너 유행을 모르는구나! 뉴스 좀 봐~ 요즘 인싸들은 코인이야. 우리 집 대학생 호적메이트도 해!

내일이 적금에 유행이 있어? 코인은 또 뭐야?

무상이 응? 음…. 뉴스에 나오는 거! 오르락내리락~ 하면서 많이 번다고…. 에잇, 난 용돈을 그날그날 다 쓰잖아. 저축이나 투자는 잘 몰라!

내일이 어른 돼서도 용돈 받으려고? 지금부터 알아둬야지, 그런데 그렇게 오르락내리락하면 위험한 거 아냐?

무상이 어… 그렇네. 손해 보면 어떻게 해?

내일이 그걸 나한테 물어보는 거야?! 네가 알아봐야지~ 잘 모르면서 휩쓸리면 안 된다!

무상이 알았어~ 난 왜 만날 혼나기만 하는 거야 ㅠㅠ



STEP 2 언론으로 본 핫 토픽




STEP 3 이슈 꼼꼼 분석하기

비트코인, 그것이 알고 싶다

요즘 비트코인 때문에 세상이 시끄러워. 그런데 대체 저게 뭔가 싶은 이도 많을 거야. 괜찮아~ 모르는 건 너뿐만이 아니거든. 주식처럼 시장가격이 오르락내리락하는 것까진 알지만, 사실 뭘 사는 건지 잘 모르면서도 투자에 나서는 사람이 꽤 많다고 해.

공부를 ‘쫌’ 해본 우리들은 기초가 중요하다는 걸 잘 알고 있으니, 비트코인의 기초 개념부터 다져보자. ‘스터디윗미’~ 렛츠 고!

우선 코인, 오우~ 동전이란 뜻이니 돈을 의미하는 건 안다고? 똑똑하군! 바로 블록체인(blockchain)으로 넘어갈까? 비트코인과 같은 암호화폐의 근간 기술인데, 암호화폐를 사고판 모든 거래 내역을 블록화 즉 암호화한 후에 사용자들의 컴퓨터에 담는(분산 저장) 기술이야. 비트코인 블록들은 10분에 한 번씩 만들어지고, 계속 쌓여 체인으로 연결돼.

이 기술을 기반으로 정부나 은행 같은 중앙 통제 없이 P2P(Peer to Peer) 네트워크에서 개인이 화폐를 발행하고 거래하는 시스템을 만들었어. 거래 때마다 모든 거래 참여자들이 정보를 공유하고 이것을 대조해 데이터 위조나 변조를 할 수 없게 했지.




비트코인은 미국 금융 위기가 낳았다?!

이런 건 누가 만든 걸까? 나카모토 사토시라는 정체불명의 프로그래머야. 그는 2008년 암호화폐 기술을 담은 백서를 세상에 내놓고 2009년 이를 적용한 비트코인을 출시했어. 그 후 알트코인이라고 묶어 부르는 수많은 암호화폐가 속속 나타났지. 오픈소스, 무료로 공개된 소프트웨어들을 활용해 누구든 쉽게 새로운 화폐를 만들어낼 수 있거든.

주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복제해 일부 기능을 덧붙여 다른 이름으로 내놓는데, 소프트웨어를 좀 다룰 줄 알면 인터넷 카페 개설보다 쉽다고 해. 그래서 지금 거래되는 암호화폐 종류는 9천500개가 넘어.

나카모토가 비트코인을 만든 배경에는 2008년 미국의 금융 위기가 있어. 1980년대 이후 금융 시장 규제를 꾸준히 완화한 결과 미국 금융 기업은 고위험 투자에 앞장서며 이익 확대에 골몰했어. 낮은 금리를 이용해 많은 돈을 간편하게 빌려주는 상품이 급증했고, 사람들은 앞다퉈 은행 빚을 내 내 집 마련에 나섰지. 집을 사려는 사람들이 늘었으니 부동산 가격은 폭등했고.

그러다 2004년 금리가 조금씩 오르면서 대출 이자도 높아졌어. 갚아야 할 원금에 이자까지 늘어나니 집을 팔아 빚을 청산하려는 이가 많아졌고, 부동산 가격은 폭락했지. 돈을 갚지 못하는 사람이 늘고, 빌려준 돈을 회수하지 못한 은행과 대출 회사는 연이어 부도가 났어. 이들에게 투자했던 금융 회사도 줄도산했지.

문제는 그다음이야. 이 사태를 만든 은행과 금융 기관을 미국 정부가 결국 구제해줬거든. 달러를 마구 찍어 살려줬는데, 그 CEO들은 성과급 파티를 벌였어. 미국 내에서만 600만 명이 집을 잃고 800만 명이 실직했으며 5조 원가량이 증발해 미국을 넘어 세계 경기를 흔들었는데 말야(영화 <인사이드잡> <자본주의:러브스토리>에 이 이야기들이 잘 담겨 있어).

이를 본 나카모토는 제도권 금융과 중앙 정부의 영향을 받지 않는 새로운 화폐를 꿈꿨고, 그걸 비트코인으로 만들어냈어. 암호화폐 추종자들이 미래에 가장 민주적인 거래 수단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는 이유야.



STEP 4 생각 그릇 키우기

비트코인은 화폐일까?
그런데 지금 왜 암호화폐가 화제의 중심에 있을까? 그래, 가격 때문이야. 비트코인만 해도 올들어 약 80% 올랐어.(아직 반년도 안지났는데!) 예·적금 이율이 평균 2%에 못 미치는 요즘 탐나는 투자처지. 문제는 그만큼 금방 가격이 내려가기도 한다는 거야. 지난 4월 14일 8천100만 원까지 올랐다가 23일 5천500만 원까지 폭락했어. 상대적으로 안정됐다는 비트코인이 이 정도니, 알트코인의 등락 폭은 더하지.

이 같은 변동성은 암호화폐를 비판하는 근거가 돼. 떡볶이를 보자. 보통 3천~5천 원이면 1인분을 살 수 있어. 비트코인으로 결제한다면? 주문할 때 5천 원의 가치를 가졌는데 먹은 후 1천 원으로 떨어져 추가금을 내거나, 반대로 너무 올라 가게가 거스름돈을 주기 어려울 수 있어. 돈은 사회적 약속인 만큼 가치 변화가 매우 적어야 하는데, 이런 점에서 암호화폐는 결제 수단으로 역할을 하기가 어려워.

유명 경제학자 나심 탈레브가 4월 23일(미국 현지 시간) CNBC 방송에서 “하루 5%, 한 달에 20% 등락하는 것은 화폐가 될 수 없다”고 혹평한 이유이기도 해. 우리 정부와 한국은행 역시 암호화폐가 화폐의 기본 조건인 ‘가치의 저장’ ‘가치의 척도’ ‘교환의 매개’ 기능이 없다며 가상자산이라고 부르고 있어.
때문에 암호화폐는 새로운 형태의 금융 상품에 가깝다고 보는 이들이 많아. 주식이나 채권과 같이 가격 변동을 예측하거나 가치를 판단할 수 있는 자료 없이, 오로지 미래 가능성을 따져야 하니 주의해야 한다는 경고도 함께 건네고.


비트코인 열풍의 나비효과

암호화폐 열풍은 다른 산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어. 네가 좋아하는 게임이 그중 하나야. 암호화폐를 채굴하려면 고성능 컴퓨터로 수학적 연산을 계속 해야 하는데, 핵심 부품이 그래픽카드거든. 개인들도 직접 채굴에 나서면서 돈을 더 주고도 못 구하는 ‘품귀’ 사태라 PC 가격이 오르고 있대. 더불어 리그 오브 레전드와 같은 MMORPG 게임도 고성능 그래픽카드가 필요하다 보니 인터넷상의 플랫폼에서 즐길 수 있는 클라우드 게임 이용자가 증가하며 시장이 재편될 수도 있다고 해.

환경 오염 우려도 커. 채굴 과정에 막대한 전기가 쓰이거든. 지난 2월 비트코인 채굴 전력 소비량은 2020년 아르헨티나의 연간 전력 소비량과 맞먹었어. 그중중국의 비중이 큰데, 석탄 등 화석연료로 전기를 만들고 있어 탄소 배출 증가가 걱정된대.

이 밖에 블록체인 기술의 안정성 논란, 익명성에 기댄 범죄 활용 등도 걱정되는 부분이야. 특히 지금 같은 광풍은 거품을 부르기 쉬워. 최근 우리나라를 비롯해 여러 국가에서 세금 등 각종 규제를 하겠다고 나선 이유이기도 해.

이런 복잡한 상황을 알려주는 건, 미래에 보다 건강한 금융 생활을 할 수 있길 바라서야. 예·적금도 구분 못하면서 암호화폐를 사들이면 안 되니까! 시대에 따라 화폐 수단은 꾸준히 바뀌었어. 조개껍데기 소금 등의 상품에서, 금 은 구리 등의 금속, 정부가 보증하는 지폐, 신용카드나 모바일카드 같은 전자화폐로 말야. 너희가 직접 돈을 벌 때쯤, 암호화폐 혹은 또 다른 무엇인가로 대체될 수도 있지. 그 시대를 살아갈 너희가 지금 암호화폐를 ‘많은 돈’을 벌 수‘도’ 있는 수단으로 바라볼 것이 아니라, 그 너머의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기술과 화폐·투자 등의 의미와 방법부터 꼼꼼히 살펴보길 바라. 열매는 준비된 자가 딸 수 있으니까.



어느 때보다 많은 뉴스가 쏟아지는 요즘입니다. 문제는 제대로 된 정보를 걸러내고 해석하기 어렵다는 거죠. 과학 기술의 발전, 가치관의 변화,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기 때문입니다. 청소년의 실생활과 밀접하거나 알아두면 도움이 될 이슈를 콕 집어 알기 쉽게 풀어드리겠습니다. _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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