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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4호

지구는 어떻게 움직일까?

과학책으로 ‘판구조론’ 이해하기

우리가 발 디딘 땅이 움직이고 있다니. 그것도 맨틀 위에 떠서. 지금도 잘 믿어지지 않지? 1912년, 기상학자였던 베게너는 여러 증거를 들어 대륙이동설을 주장했는데 당시 과학자들의 비난과 조롱을 한 몸에 받았어. 지질학자가 아닌 기상학자였고 대륙을 이동시키는 힘이 무엇인지는 설명하지 못했거든. 이후 판구조론이 확립되면서 대륙이동설을 주장한 베게너는 사후에 큰 인정을 받게 돼. 여러 개의 판으로 이루어진 지각을 판들의 움직임으로 설명하면 지진, 화산 등 여러 지질 현상을 설명할 수 있거든. 지구과학자들의 고군분투한 흔적을 좇으며 살아 있는 지구를 느껴보자!

취재 김민정 리포터 mjkim@naeil.com
도움말 지명근 교사(경기 세마고등학교)·최덕근 명예교수(서울대학교 지구환경과학부)
참고 <내가 사랑한 지구> 사진 고1 <통합과학(비상교육)>·한국광물자원공사


격렬한 논쟁 끝 탄생한 판구조론

지금도 지구의 표면은 계속 움직이고 있어. 아주 조금씩 움직이기 때문에 우리는 느낄 수 없지. 태평양판은 1년에 10cm씩, 유라시아판은 1년에 1cm씩 움직여. 1년 동안 땅덩어리가 1cm씩 움직이면 1억 년 동안 이동거리는 1천km에 달해.

우리 지구 표면은 10여 개의 크고 작은 판으로 이뤄져 있단다. 판은 지각과 맨틀 윗부분을 포함하는 두께 약 100km의 단단한 암석층을 말해. 판의 경계에서 지진·화산·산맥 형성·단층과 같은 지각 변동이 일어난다는 판구조론은 확립된 지 얼마 안 된 젊은 이론이야. 과학 교과서에서도 다루지만, <내가 사랑한 지구>를 함께 보면 깊고 넓게 알 수 있지.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최덕근 명예교수는 “판구조론은 지구과학에서 무척 중요한 개념입니다. 대다수 교과서에서는 아주 오래전부터 판구조론이 존재했던 것처럼 기술하고 있어요. 하지만 판구조론이 등장한 것은 1970년 무렵으로 이제 50년이 지났습니다. 짧은 시간 어떤 과정을 통해 판구조론이 정립되었는지 궁금하지 않나요?”라며 이론의 역사를 따라가면 이해도 쉽고, 중요한 내용을 놓치지 않을 것이라고 조언했어.

<내가 사랑한 지구>에서는 대륙이동에 대한 아이디어 이후 해저확장설을 거쳐 판구조론으로 발전하게 되는 베게너의 연구를 자세히 다루고 있어. 베게너는 지질학, 고생물학, 지구물리학 등의 지식을 동원해 현재 흩어진 대륙들이 과거에는 거대한 한 덩어리였다는 대륙이동설을 발표했지. 하지만 대륙은 절대 움직일 수 없다는 학자들의 저항과 비난에 받아들여지지 않았어. 1922년 해리 라이드라는 지구물리학자는 “과학이란 뼈를 깎는 고통의 과정을 통해 귀납적으로 이뤄지는 것이지, 먼저 가설을 세운 다음 자연 현상을 끼워 맞추어가는 방식은 아니다”라며 베게너의 방법론을 비판하기도 했어.

대륙이동설은 이후 홈스의 맨틀 대류설, 고지자기 분석연구 증거가 나오고 또 바다 밑 해저 산맥인 해령 아래쪽에서 뜨거운 맨틀 물질 상승으로 해저가 확장된다는 학설을 거쳐 판구조론으로 발전하게 돼.

마그마가 굳으며 암석이 될 때 암석 속 자철석이 지구자기장의 방향에 맞게 정렬됨.


<내가 사랑한 지구>_ 베게너의 대륙이동설부터 해저확장설을 거쳐
판구조론까지 지구의 발자취를 추적하는 지구과학자들의 노력을 담고 있다.






1 지구과학자들이 이론을 만드는 과정이 궁금하다면

과학 교과서는 많은 내용을 압축해 담다 보니 지식 위주로 설명해요. 반면 책에는 과학자들이 이론을 확립해가는 과정이 상세하게 담겨 있죠. 연구 중 시행착오를 겪고, 같은 자료를 두고도 학자마다 달리 해석해 논쟁을 하고, 논문 발표 후 또 다른 논문을 통해 반박 혹은 지지하는 과정 등을 통해 과학자들이 자신의 연구를 이론으로 정립해가는 과정을 볼 수 있어요.


2 토론을 좋아한다면

지질학의 특성 중 하나는 다양한 생각을 허용한다는 것입니다. 책에 담긴 판구조론이 정립되기까지의 역사를 좇다 보면 과학자들의 논쟁을 많이 접할 수 있어요. 특히 ‘제4장 바다 밑에 숨겨진 비밀’에는 미지의 세계였던 해양 연구를 통해 밝혀진 새로운 과학적 사실이 알려지면서 과학자들 사이에 벌어진 엄청난 논쟁이 잘 그려져 있죠. 이 격렬한 논쟁을 통해 판구조론이라는 개념을 왜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는지 이해할 수 있습니다.

“보통은 인문학이나 사회과학 분야가 토론하기 좋은 학문이라고 생각하지만, 지구와 관련된 주제는 토론하기 정말 좋습니다. 지구와 관련된 현상을 100% 완벽하게 설명하기는 어렵기 때문입니다.” _최덕근 명예교수(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학생들에게 한 학기 동안 <내가 사랑한 지구>를 읽게 했습니다. 정독 후 보고서를 쓰고 4인 1조가 되어 토론까지 했죠. 이를 통해 학생들은 놀라울 정도로 판구조론의 개념을 잘 이해하게 됐습니다.” _지명근 교사(경기 세마고)


3 과학사에 관심이 많다면

19세기 상류 사회의 고급 취미 활동이었던 지질학의 탄생부터 판구조론까지 시간 순으로 다룹니다. 절대온도K, 열역학 2법칙으로 유명한 물리학자 켈빈은 지구 내부 연구에도 관여했으나 ‘다른 가능성은 전혀 없다’ ‘분명한 사실’이라는 표현으로 다른 가능성을 배척하는 태도를 보여 지질학자들과 대립했었다는 사실도 흥미롭죠.
특히 베게너는 자신을 향한 비판 속에서도 증거를 계속 수집하며 대륙이동설을 보완합니다. 한편 헤스는 미 해군 장교로 근무 중 수행한 연구로 해저확장설을 발표했어요. 냉전 시대 잠수함의 위협을 피하기 위해 해양지각 구조를 탐사하도록 연구비가 지원됐기 때문이죠.

“교과서에 나온 내용은 몇 장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책을 읽으며 과학사의 흐름 속에서 판구조론을 따라가면 흥미가 커지고 더 깊게 이해할 수 있어요.”
_지명근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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