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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7호

교수가 직접 소개하는 겐트대 글로벌캠퍼스

지금 한국이 주목해야 할 응용과학 전공

“한국 학생들은 모든 면에서 대단히 예의바르죠.” 유럽에서 온 ‘대한외국인’ 교수 세 명은 입을 모아 한국 학생들을 칭찬했다. 학생을 가르치는 일이 좋고 연구하는 것이 좋아 한국으로 온 환경공학과 필립 헨드릭스 교수, 식품공학과 탄야 치르코비치 벨리치코비치 교수, 분자생명공학과 스테판 마게즈 교수는 송도에서의 생활도 매우 만족스럽다고 했다. 환경공학, 식품공학, 분자생명공학은 발전 가능성이 큰 학문으로 연구와 취업을 함께 잡을 수 있는 유망한 전공으로 손꼽히고 있다. 각 전공의 특징과 현황, 미래의 전망과 졸업 후 진로에 대해 세 명의 교수에게 직접 들어봤다.

취재 손희승 리포터 sonti1970@naeil.com
사진 이의종





유럽 대학을 한국에서 다니는 길

겐트대 글로벌캠퍼스는 벨기에 종합대학 순위 1위이자 200년의 역사를 지닌 겐트대의 확장형 캠퍼스로 모든 학사 과정이 홈캠퍼스와 똑같다. 홈캠퍼스가 입학과 졸업, 학위 수여 등 모든 학사 운영과 학칙을 직접 관리하며 교수도 직접 임용한다.

글로벌캠퍼스에는 홈캠퍼스에서 가장 경쟁력 있으며 한국 실정에 맞는 전공으로 평가한 환경공학과, 식품공학과, 분자생명공학과가 들어와 있다. 상해교통대학이 평가한 세계 대학 순위에서 생명과학 분야 24위와 식품과학 분야 7위, 미국 시사 전문지 US 뉴스가 선정한 세계 대학 순위에서 동식물 분야 7위, 네덜란드 레이던대학의 CWTS(과학기술연구센터)의 세계 대학 순위에서 생명지구과학 분야 16위를 차지한 전공들이다. 또한 유럽 최고 수준의 생명공학연구소인 플레미쉬 생명공학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환경공학과, 식품공학과, 분자생명공학과 모두 스팀(STEM : 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Mathematics) 교육 실현을 목표로 하는 응용과학이다. 1, 2학년은 수학과 과학을 기반으로 공통 전공 기초 교육을 이수한다. 3학년에 진입하면서 세 학과 중 하나를 인원 제한 없이 주전공으로 선택한다. 수업은 소규모 단위로 진행하는 실험과 실습이 50% 이상을 차지하고, 절대평가한다. 어느 전공으로 진입했든지 4학년 1학기는 홈캠퍼스에서 이수한다. 유럽의 심장이라 불리는 벨기에에서 한 학기 동안 공부하는 것이다.

국내 대학 지원이나 합격과 관계없이 지원 가능하다. 수시 6회, 정시 3회의 지원 횟수 제한과 상관없으며, 국내 대학에 합격했다 하더라도 지원할 수 있다. 3월과 9월에 입학하며, 3월 입학 지원은 전년 9월쯤 온라인 지원서가 개설되는 시점부터 지원 가능하다. 필요한 서류는 일반 전형이냐 고교장 추천 전형이냐에 따라 다르다. 일반 전형은 영문 졸업 증명서·영문 내신 성적표에 겐트대 온라인 입학 시험 성적과 공인 어학 성적이 필요하다. 고교장 추천 전형은 무시험 전형으로 고교장 추천서·영문 졸업 증명서·영문 내신 성적표가 필요하다. 두 전형 모두 지원자의 수학 과학 영어 실력이 겐트대 글로벌캠퍼스의 학업을 이수할 수 있는 정도인지 엄밀하게 검증한다.


필립 헨드릭스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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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공학과 환경공학과는 환경오염과 관련된 지식과 전문성을 갖춘 환경 전문가를 양성한다. 수질오염, 대기오염, 폐기물 처리 등을 다루며, 현대 사회의 환경문제에 관심이 높아지고 국가적으로 환경오염 관리를 위한 사업이 시행되고 있어 전망이 밝다. 많은 기업에서 환경오염 관리와 안전 관리 인원을 일정 비율 이상 고용하기 때문에 취업 기회가 많고, 대기환경 기술자·바이오 에너지 연구 개발자·도시계획 설계자 등의 분야로 진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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겐트대 글로벌캠퍼스로 언제 어떻게 오게 됐나요?

2014년 9월 겐트대 글로벌캠퍼스가 개교하면서 한국으로 와 학교가 성장하는 모습을 쭉 지켜보았습니다. 아내는 한국인이며 두 돌이 넘은 딸이 있습니다. 아내와 만나면서 한국 문화에 대해 더 잘 이해할 수 있었고, 학생들을 가르치고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다른 한국 대학에도 출강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광주과학기술원(지스트)에서 강의를 맡은 지 3년 반 됐네요. KTX를 타고 강의를 다녔는데 요즘은 코로나19 때문에 온라인으로 강의하고 있습니다. 토양오염 등 최근 한국에서 관심이 많은 환경문제에 대해 여러 한국 대학과 연구와 강의 양면으로 깊이 교류하고 있습니다.


환경공학과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한국판 그린 뉴딜’에서 언급하고 있는 신재생 에너지·온실가스 감축·공기 정화 등은 모두 우리 대학 7층 연구실에서 진행하고 있는 과제이며, 이를 위해 수소와 탄소를 포집하는 연구 등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유기화학 연구실에서 친환경 연료로 바이오 디젤도 만들었습니다. 점점 나빠져가는 실내 공기에 대한 연구도 진행 중입니다. 자동차 배기가스 정화를 위한 촉매와 수소 연료전지 촉매, 자동차 이차전지소재 등을 개발하고 있는 벨기에 회사 유미코아와 협력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물론 가벼운 실험도 있습니다. 실험실에서 아스피린과 바나나 향도 만들어보았죠.


한국 학생들에 대한 인상은 어땠나요?

한국 학생들은 수학과 과학에서 뛰어납니다. 모든 수업이 영어로 진행되기에 겐트대 글로벌캠퍼스에서 4년간의 공부를 마치면 영어는 더 이상 걸림돌이 되지 않을 것입니다.


유럽 대학을 한국에서 다니는 것은 어떤 점에서 유리할까요?

유럽 대학의 학위를 받게 되죠. 벨기에에서 받는 것과 똑같은 교육을 한국에서 받으니 가족과 떨어져 지내지 않아도 됩니다. 한국에서 연구를 계속하거나 취직하기에도 유리합니다. 한 학기를 벨기에 홈캠퍼스에서 보내니 국제적 감각을 키우기에 좋은 기회입니다. 스위스취리히연방공과대, 로잔연방공과대,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으로 간 졸업생 선배들처럼 유럽 대학원 진학이 유리합니다. 글로벌한 세상에서 영어로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할 수 있을 만큼의 대학 교육을 받게 됩니다.


겐트대 글로벌캠퍼스의 장점은 무엇인가요?

아시아 기술의 허브는 한국입니다. 겐트대 글로벌캠퍼스는 역동적인 대학으로 최신 흐름에 맞춰 수업 과정을 바꾸고 학생들의 의견을 신속하게 반영해 효율적으로 수업을 운영한다는 강점이 있죠.
겐트대 글로벌캠퍼스에 개설된 전공은 지금 한국 사회의 핵심적인 분야를 다룹니다. 공부가 까다롭고 힘든 것은 분명하지만, 쉽게 해낼 수 없는 일이기에 더 가치가 있고 그만 한 보상이 돌아올 것입니다.



탄야 치르코비치 벨리치코비치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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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공학과 식품의 생산 저장 및 준비 기간 동안 원재료에 발생하는 다양한 과정을 통제·관리한다. 정량적·공학적 접근 방법을 통해 식품이 인간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다. 광범위한 융합 지식을 통해 식품 사슬의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 해결 방법을 제시한다. 식품영양 식품화학 식품마케팅 미생물학 생물유기화학 등 여러 분야에서 지식을 쌓는다. 식품학 연구원, 식품 품질검사원, 식품공학 기술자, 가공식품 개발 연구자 등으로 진로가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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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의 연구 분야를 소개해주세요.

박사 학위는 생화학으로 받았습니다. 단백질이 주도하는 화학적 반응을 연구했죠. 박사 후 과정은 스웨덴 카롤린스카 연구소에서 면역학을 연구했습니다.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에서 교수직을 처음 맡게 되면서 식품공학으로 분야를 바꾸었습니다. 그 덕분에 생체의학 등 여러 분야의 학문을 넘나들며 식품 알레르기를 연구할 수 있었죠. 식품공학으로 전공을 바꾸면서 베오그라드 대학에 단백질을 총체적으로 연구하는 연구소를 세웠습니다. 겐트대 글로벌캠퍼스에서 교수직 제안을 받았을 때 식품공학 연구소를 설립할 수 있다는 점에 마음이 끌렸습니다. 송도에서도 베오그라드 대학 교수직을 유지하면서 단백질학 연구를 계속하고, 바이오데이터 연구센터와 함께 연구하며, 미세플라스틱에 대한 연구도 새로 시작했습니다.

2018년 세르비아 과학 예술 아카데미 최연소 회원이자 150년 만의 최초 여성 과학자로 선출되었습니다. 유럽 단백질학회와 한국 단백질학회 회원으로서 단백질학 연구에 기여한다는 데 자부심을 느끼고 있습니다.


식품공학과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식품공학은 실용적인 학문입니다. 수학·화학·물리학은 식품공학의 기반이 되는 학문이기에 1, 2학년 때 튼튼히 다져야 합니다. 3학년 때 식품공학으로 진입하면 화학과 미생물학 등 여러 학문을 아우르게 됩니다.

식품공학은 단백질, 당질, 지질 등 모든 식품군을 다룹니다. 식품을 단백질, 당질, 지질로 분석하고 결론을 도출해 보고서를 작성합니다. 실험실에서 8주 동안 매주 4시간씩 8개의 실험을 해야 하죠. 단백질을 전기 영동법으로 분해해 단백질 프로파일을 연구하고 농도를 분석하며 음식물의 소화 작용을 추적합니다. 당질을 분리하고 지질을 분석하기 위해 GC와 HPLC 등 대사산물 분석기를 이용합니다.


식품공학과 졸업 후 진로는 어떻게 되나요?

전문 지식과 영어를 갖췄으니 글로벌 식품 회사로 진출하기 좋습니다. 겐트대 글로벌캠퍼스는 생명공학 등 다른 학문도 배울 수 있어 여러 학문과의 융합이 가능합니다. 생명공학 관련 회사에 취직한 졸업생도 있고 성균관대 대학원에서 데이터 사이언스를, 연세대에서 식품공학을 공부하는 졸업생도 있죠.
식품공학은 의식주와 관련되기 때문에 경기를 타지 않습니다. 식품 품질 관리는 항상 중요하니 식품공학과를 졸업하면 취직 걱정은 없습니다.


한국 학생의 강점은 무엇입니까?

한국 학생들은 목표를 분명하게 설정하고 성실하게 노력한다는 점이 참 인상적입니다. 연구하는 사람은 정직해야 합니다. 자신에게, 모든 사람에게, 모든 일에서요. 데이터와 연구 결과에 대해 비판적이어야 하고 엄격해야 합니다. 한국 학생들은 그런 점에서 좋은 연구자가 될 자질이 충분합니다.
겐트대 글로벌캠퍼스는 유럽 대학의 학제와 교육과정을 그대로 갖고 왔기 때문에 공부해야 할 분량이 상당히 많습니다. 그만큼 크게 성장할 수 있는 대학입니다.




스테판 마게즈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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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자생명공학과 분자생명공학과에서는 생명체의 분자적 과정에 대한 원천 지식을 익힌다. 세포 내 활동의 기본 현상과 원리를 규명해서 공학적 원리에 접목, 생명체와 관련된 연구 결과를 어떻게 경제적으로 활용할지 학문적으로 배운다. 의생명 연구, 제약, 바이오 연료, 식품, 농업화학 등 다양한 분야의 기초 학문이 되며 식량 증산과 화학 합성 공정에서 에너지 절약에 기여한다. 진로는 생물학자, 의학자, 약학자, 바이오 의약품 연구원, 생명과학 연구원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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겐트대 글로벌캠퍼스로 오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1997년부터 교수로 재직하면서 68개국을 다녀봤지만, 한국에 처음 온 때는 2012년이었습니다. 저를 마중나온 분이 딱 두 단어로 송도를 설명하더군요. “All New”라고요. 돌아와서 아내에게 언제든 기회가 된다면 한국으로 가자고 했습니다. 한국은 결정을 신속하게 내리며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곳임을 알았거든요. 유럽은 변화가 많지 않은 곳이에요. 유럽에서 그 당시 제가 살던 집은 1936년에 지었다는 것이 한 예입니다.

겐트대 글로벌캠퍼스에서 교수직을 제안받았을 때 저는 벨기에에서 빌앤드멀린다게이츠 재단이 후원하는 백신 연구 프로그램을 맡고 있었지만, 주저하지 않고 한국으로 왔습니다. 그만큼 한국은 매력적인 곳이었습니다.


겐트대 글로벌캠퍼스의 장점은 무엇인가요?

홈캠퍼스에 비해 규모가 작기 때문에 교수가 1학년부터 4학년까지 4년 내내 학생들을 밀착 지도한다는 것이 큰 장점입니다. 겐트대 글로벌캠퍼스의 교육이 유럽 대학원 진학에 잘 맞춰져 있는 것 또한 이점입니다.


분자생명공학과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분자생명공학은 생물학에서 한 단계 더 들어간 응용과학입니다. 1, 2학년 기초 교육 과정에서 일반생물학, 미생물학, 생화학, 동물생물학, 식물생물학, 분자생물학을 배우고 3, 4학년 전공 과정에서 의료생명공학과 식물생명공학으로 이어집니다. 백신이나 질병 진단 키트를 개발하려면 생물학, 면역학과 함께 분자생명공학을 알아야 합니다. 초음파, 엑스레이, MRI 등 의료 영상에 해당하는 빅데이터를 다루는 것도 분자생명공학의 영역이죠. 분자생명공학은 바이오 산업 등 여러 분야와 접목해 새로운 결실을 낳는 학문입니다.


졸업생들은 어느 분야로 진출했나요?

코로나19 진단 키트를 생산하는 기업인 씨젠에 취직한 졸업생이 있죠. 그리고 얀센백신, 찰스 리버 래버러토리스 인터내셔널, 바이넥스 등 제약과 생명공학 분야 회사로 취직했습니다. 유럽 대학원으로 간 졸업생들은 겐트대에서 바이오인포매틱스·생명공학·데이터사이언스, 스위스취리히연방공과대에서 약학, 임페리얼칼리지 런던에서 면역학·응용유전학, 맨체스터대에서 생물정보학, 스웨덴 카롤린스카 연구소에서 생체의학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최근 학교 내 생명의학센터의 정식 연구원으로 채용된 졸업생도 있죠.


어떤 자질을 갖춘 학생들이 분자생명공학을 공부하면 좋을까요?

문제를 해결하고 말겠다는 지적 호기심과 분석적 사고 능력을 지녀야 합니다. 수학은 문제 해결 능력과 분석적 사고력을 기르기에 좋은 학문입니다. 과학은 화학, 생명과학, 물리학, 지구과학 등 어느 분야에 관심 있든 상관없습니다. 모든 수업이 영어로 진행된다고 두려워할 필요는 없습니다. 실수를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도전하고 잘못된 부분을 고치고 또 도전해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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