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라 읽는 전형 분석 | 논술 전형 8
올해 수리 논술 보려면 <기하> 공부해야 하나?
성균관대·연세대 <기하> 포함 명시
논술 시험 범위는 고등학교 교육과정을 모두 포함하는 경우가 일반적이었다. 그런데 올해는 수능과 교육과정의 시험 범위가 다른 유일한 해다. 다른 과목은 큰 영향이 없는데, 자연 계열 수리 논술에서 <기하>가 포함되느냐 안 되느냐에 관심이 쏠렸다. 수리 논술에서 <기하와 벡터> 출제 비중이 적지 않았는데 <기하>는 교육과정에 들어 있지만 올해 수능 과목은 아니다. <기하>가 수리 논술에 포함된다면 수능 공부와 별개로 논술 공부를 따로 해야 하는 부담이 생긴다.
취재 손희승 리포터 sonti1970@naeil.com
도움말 김경철 원장(수림학원)·김중희 입학관리팀장(성균관대학교 입학처)
박진근 교사(충남 논산대건고등학교) 자료 <2021학년 대입 수시 전형의 이해와 대비>
성균관대와 연세대만 수리 논술에서 <기하> 출제
2021학년은 수능 범위와 교육과정이 다른 해다. 논술 시험 범위는 일반적으로 고교 교육과정 전체를 포함했는데 올해는 수능과 범위가 달라질 수 있다. 다른 과목은 별 영향이 없지만,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진로선택 과목이 된 <기하>가 문제다. 자연 계열 학생의 수능 범위는 <수학Ⅰ> <미적분> <확률과 통계>인데 논술 시험 범위 안에 <기하>를 포함하는 학교가 있고 그렇지 않은 학교가 있다(표 1).
성균관대와 연세대는 <기하>를 포함하겠다고 밝혔다. 서강대는 올해 포함하지 않으며 2022학년 수능에서는 포함할 수 있다고 했다. 중앙대 한양대 등은 <기하>를 포함하지 않겠다고 했다. 결과적으로 올해 논술 전형을 보는 학교 중 성균관대와 연세대만 <기하>를 포함한다(표 2). 충남 논산대건고 박진근 교사는 “<기하>에 자신 있는 학생이라면 두 대학에서 경쟁력이 있으니 전략적으로 두 대학의 논술 전형을 노려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기하와 벡터>가 수능 시험 범위에 포함됐던 작년까지는 <기하와 벡터>에서 논술 문제가 빈번하게 출제됐다. 작년 연세대 기출문제를 살펴보면 자연 계열 오전 3번에서 평면벡터, 종점, 타원을 이용한 문제가 나왔고, 오전 4번에서 공간좌표, 이면각, 정사영을 이용했으며, 오후 4번에서 벡터의 내적을 이용한 문제가 나왔다. 작년 성균관대 기출문제에서는 자연계 2교시 1번 문항에서 쌍곡선의 방정식과 접선의 방정식을 이용한 문제가 나왔다.
이공계 학문의 근간이 되는 <기하>
<기하와 벡터> 문제가 수리 논술에서 자주 출제됐던 이유는 무엇일까? 박 교사는 “대학에서 모든 이공계 학문의 기초가 되는 선형대수학은 행렬과 벡터로 이뤄진 과목이다. 행렬은 2016학년 수능 수학 B형을 마지막으로 일찌감치 빠졌지만 벡터 공부를 위해 기하 공부가 되어 있는 학생을 원해 성균관대와 연세대는 논술 전형에서 <기하>를 포함한 듯하다”며 종합 전형에서는 입학처에서 <기하>의 세부 능력 및 특기 사항을 확인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성균관대와 연세대는 <기하와 벡터> 문제를 꾸준히 출제해왔으니 올해 <기하>를 어떻게 출제할지 모의 논술을 통해 반드시 확인해봐야 한다. 연세대는 6월 16일 오후 3시부터 22일 오후 4시까지 모의 논술을 응시할 수 있다. 성균관대도 매년 6월 모의 논술 문제를 공개했으니 두 학교를 지원할 자연 계열 학생이라면 올해 출제 경향을 확인해야 한다.
<기하>에 자신 있는 학생이라면 두 학교를 전략적으로 공략
올해 <기하>가 시험 범위에 들어가더라도 예전만큼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대다수다. <기하>를 2학년 2학기에 배운 학교도 있지만, 3학년 1학기에 배우는 학교가 대다수. 박 교사는 “3학년 1학기에 배우는 과목인데 올해는 수능 시험 범위도 아니고 논술도 성균관대와 연세대를 제외하면 보는 학교가 없으니 학생들은 예전만큼 공부하지 않을 것”이라며 대학에서 가르쳐야 할 몫이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성균관대 입학처 김중희 입학관리팀장은 “학생마다 격차가 있어 대학에서도 꾸준히 대비하고 있다. 별도로 커리큘럼을 만들어 맞춤형 지도를 해보니 몇 달 안에 학생들이 고른 수준에 올라와 대학 수업을 따라가는 데 지장이 없었다는 평가도 있다. 고등학교 정규 교육과정 안에 들어 있으니 올해와 내년의 특수한 상황을 고려하더라도 <기하>를 논술 시험 범위에 포함하는 것은 무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논술 전형을 지원하는 학생은 수능 비중이 높으며 여러 대학을 논술 전형으로 지원하는 경향이 있다. 성균관대와 연세대 논술 전형만을 노리고 <기하>를 공부하는 것이 필요할까?
수림학원 김경철 원장은 “두 대학의 높은 경쟁률을 감안하면 그다지 좋은 전략은 아니다. 내신을 준비할 때 단원별 주요 개념을 중심으로 열심히 공부하면서 필요하다면 책 한 권으로 단권화하며 공부하면 된다. 두 대학의 논술 전형에 신경 쓰다가 자칫 수능 점수가 떨어지는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 논술 전형을 보는 학생일수록 정시로 대학에 가게 될 가능성도 더 높게 생각해야 하기 때문이다. 두 대학의 출제 경향으로 볼 때 <기하> 문제는 미분과 함께 나올 가능성이 높으므로 수능 범위인 미분을 열심히 공부하는 것이 더 현명하다”고 조언했다.
기출문제로 공부하려 한다면 <기하>와 <기하와 벡터>의 범위가 다르기 때문에 풀지 않아도 되는 기출문제는 무엇인지 교사나 학원 등 주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대입은 크게 수시와 정시로 나뉩니다. 학생부 교과 전형, 학생부 종합 전형, 논술 전형, 정시 전형이 대표적이죠. 전반적인 대입 전형이 궁금하거나, 내게 맞는 전형 정보만 집중적으로 보고 싶다면 ‘골라 읽는 전형 분석’ 시리즈를 활용하세요. 매주 하나씩 각 전형을 세밀하게 파헤칠 예정입니다. _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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