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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3호

EDU CULTURE | 영화로 보는 세계사

1914년부터 1945년까지 제1·2차 세계대전 그 현장 속으로

중·고교생이 역사를 공부해야 하는 이유는 셀 수 없이 많다. 작게는 학교 내신과 수능 대비를 위해, 크게는 지금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사회 현상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시각 즉 ‘통찰력’을 키우기 위함이다. 그럼에도 역사처럼 극명하게 호불호가 갈리는 과목도 드물다. ‘~사우르스’ 같은 공룡 이름은 일사천리로 외워도 ‘~투스,~로스,~우스’로 끝나는 그리스·로마 위인의 이름은 당최 머리에 넣어지지 않고 위대한 한글로 ‘문맹국’을 탈피하게 한 세종대왕께는 감사해도 훈민정음 창제 연도와 그 해례본은 ‘1도’ 안 궁금하다. 이럴 때 ‘역사 영화’를 활용해보자. 딱딱한 텍스트로 역사를 만나기 버거운 중·고교생에게 마음의 문을 열게 하는 좋은 매개체가 될 것이다. 수많은 조약과 국제기구를 탄생시켜 세계사를 공부하는 학생들을 참담하게 한, 근대 역사의 포문을 연 1차 세계대전과 냉전시대를 가져온 2차 세계대전을 영화로 만나보자.


취재 김한나 리포터 ybbnni@naeil.com





#1 시각적 리얼리즘 그 이상의 경험

착한 전쟁은 없다 <1917>




통신마저 두절된 참혹한 전장, 두 영국군 병사 스코필드와 블레이크는 독일군의 함정에 빠진 1천600명의 영국군을 구하기 위해 작전 중지 명령서를 전하는 임무를 맡아 사지에 뛰어든다. 그 여정이 전부인 단순한 내용이지만 관객이 주인공들과 함께 전쟁 속으로 들어간 듯 영화 전체를 하나의 롱테이크로 담아낸 촬영 방식과 기술력이 압권이다.

두 병사는 버려진 독일 참호에 도착하고, 죽음의 고비를 넘으며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추락한 적군기에서 조종사를 구해주지만, 그가 휘두른 칼에 블레이크는 숨지고 스코필드는 홀로 독일군 주둔지를 가로지른다. 전투 후 곳곳에 버려진 시체들, 비좁은 참호 속 비참한 군인들의 모습을 통해 영화는 전쟁의 참상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누군가를 죽여야 내가 살아남는 슬픈 아이러니. 전쟁에 과연 승자와 패자가 존재할 수 있는지 묵직한 질문을 던지는 영화다.


Reporter’s Tip 관람 전 포인트!


제1차 세계대전 톺아보기

테러 뒤에 감춰진 전쟁의 배경

당시 유럽은 제국주의 정책을 펴며 서로 더 많은 식민지를 차지하려 치열하게 경쟁했다.

제1차 세계대전이 일어난 곳은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발칸반도였다.

이곳에 위치한 세르비아는 오랜 세월 강대국들의 지배를 받아왔으나 끊임없는 저항으로 독립을 이뤘다.

기쁨도 잠시, 1908년 오스트리아에게 또다시 병합당하고 만다.

이에 분노한 19세 세르비아 청년은 1914년 발칸반도의 심장부 사라예보에서 오스트리아 황태자 부부를 암살한다.

오스트리아는 세르비아에 선전포고를 했고 유럽 각국은 이 기회를 틈타

더 많은 식민지를 확보하려 각자의 이해·동맹관계에 의해 급속하게 전쟁에 돌입한다.

영국과 프랑스, 러시아와 뒤늦게 식민지 경쟁에 뛰어든 독일과 오스트리아.

결국 유럽 전체가 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된다.


과학기술의 발달을 가져온 전쟁의 아이러니

전쟁 결과 전사자는 900만 명, 부상자도 2천200만 명에 달했다. 민간인 희생자 역시 1천만 명에 이르렀다.

이는 그동안 축적된 과학기술을 바탕으로 새로운 무기들이 다양하게 개발됐기 때문이다.

장거리 대포, 전차, 기관총, 수류탄, 저격용 소총, 독가스, 전투기, 잠수함 등이

대표적이다. 또한 땅을 깊숙이 파서 만든 도랑인 ‘참호’를 만들어 싸우는 ‘참호전’이 도입됐으며

그 좁은 공간에 갇혀 싸운 각국의 수많은 병사들은 오염된 환경과 적군이 살포한 독가스에 의해 희생됐다.

이를 계기로 화학무기를 비롯한 과학기술이 또 한 단계 비약적인 발전을 하게 된다.



추천영화

워 호스

1차 세계대전 당시 기마대 군마로 차출된 말 조이와 그의 주인소년 알버트.

전쟁 속에서 빛나는 모험과 우정을 말과 인간의 시점에서 그려낸 걸작.




저니스 엔드

최전방 참호에 놓인 세 남자의 운명과 선택을 그린 강렬한 전쟁 드라마.

전운이 감도는 전쟁의 한복판에 선 주인공들의 불안과 공포, 인간애를 섬세하고도 묵직한 감성으로 담아낸 수작.




#2 철부지 10살 꼬마의 눈에 비친 전쟁

유머와 위트, 풍자 가득한 <조조 래빗>

10살 조조의 우상은 히틀러다. 히틀러는 위대한 아리아인의 조국인 독일의 영웅이다. 히틀러는 조조에게 환상으로 나타나 늘 함께하는 베스트 프렌드가 된다. 히틀러의 정예병이 되고픈 조조. 꿈에 한발짝 다가서기 위해 일주일간 ‘히틀러 유겐트(소년단)’ 훈련 캠프에 참여한다. 그러나 조조는 토끼 한 마리 죽이지 못할 정도로 여리다. 그래서 얻게 된 별명이 ‘조조 래빗’. 그는 자신의 용맹성을 보이기 위해 멋지게 단원들 앞에서 수류탄을 투척하지만 폭탄이 발밑에서 터져 큰 부상을 당하고 캠프에서 쫓겨난다. 정치와 전쟁에 빠져 있는 조조가 엄마는 늘 걱정스럽다. 독일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치는 위대한 나치가 되겠다고 다짐한 조조 앞에 엄마가 숨겨준 유대인 소녀 엘사가 나타난다. 뿔 달린 괴물로 생각했던 유대인은 자신과 다를 바 없다. 흔들리는 조조. 나치에게 엄마를 잃은 조조는 전쟁의 참혹함과 나치의 잔인함을 깨닫고 자신의 우상 히틀러를 멀리 보내게 된다.


Reporter’s Tip 관람 전 포인트!


제2차 세계대전 톺아보기

전쟁 배상금이 야기한 또 한 번의 세계대전

1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세계 각국은 끔찍했던 전쟁의 기억을 정리하고자 한다. 그러나 영국과 프랑스를

주축으로 한 승리자들의 복수심과 야심은 독일에게 감당할 수 없는 막대한 전쟁 배상금을 지불하도록 ‘베

르사유 조약’을 이끌어냈고 이것은 제2차 세계대전의 불씨가 된다.

경제, 정치가 모두 혼란스러웠던 독일. 아무리 일을 해도 먹고살기 힘든 나날들. 밝은 희망이 보이지 않는

독일인들에게 ‘다시 위대한 독일로!’를 외친 이가 등장해 독일을 자신의 손아귀에 움켜쥔다. 전쟁광 히틀러

가 등장한 순간이다. 그는 이탈리아, 일본 등과 손잡고 1939년 2차 세계대전을 일으켰다.


보다 더 쎈, 보다 더 끔찍한 전쟁 무기의 등장

2차 세계대전은 전략과 전술, 무기, 그리고 전쟁과 관련한 다른 모든 방면에서 혁신적인 변화를 보였다. 참

호전에서 전격전으로, 모제르총에서 중기관총으로, 포탄에서 원자폭탄으로, 탱크에서 비행기와 항공모함

으로…. 무기의 발전은 더 많은 살상을 의미했고, 병사가 아닌 민간인의 대규모 희생까지 일어나게 했다.

일본의 진주만 공격으로 미국이 참전하며 영국, 프랑스, 소련을 주축으로 한 연합국은 승리를 거뒀지만 2

차 세계대전은 인류 역사상 가장 끔찍한 피해를 남긴 전쟁으로 기록됐다. 유럽은 폐허가 됐고 5천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 그리고 세계는 냉전(무력을 쓰지 않고 경제나 외교 등을 이용해 싸우는 것)

시대를 맞게 됐다.



추천영화


인생은 아름다워

나치의 유대인 학살이 자행되던 2차 세계대전.

참혹한 전쟁이 아들에게 끔찍한 기억으로 남지 않도록

수용소 생활을 신나는 모험으로 만들어 내는 유대인 귀도의 활약이 눈물겨운 명작.




덩케르크

1940년 2차 세계대전당시 프랑스 덩케르크에 고립된

40 만여명의 영국, 프랑스, 벨기에, 폴란드, 네덜란드 5개국 병력을 영국본토로 탈출시킨

‘다이나모 작전’ 을 소재로 삼은 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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