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 자녀를 둔 학부모입니다. 여름방학 동안 아이가 자기소개서를 쓰느라 무척 바빴습니다. 수시로 지원하면 3학년 1학기 학생부가 들어가는데요, 나이스 사이트에 접속해보니 아직 완성된 학생부가 올라와 있지 않습니다.대학에는 3학년 1학기까지의 내용이 입력된 학생부가 이송되는 걸로 알고 있는데 정작 수험생이나 부모는 확인을 못하나요? 자기소개서를 쓰려면 학생부 확인이 필수인데 왜 확인이 안 되는지 이해가 안 됩니다. 아이는 학교에서 담임선생님이 보여주셔서 최종 학생부를 확인했다고는 하는데 궁금하네요.
_ 손병선(46·서울 강동구 명일동)
나이스에서는 해당 학년 종료돼야 확인 가능, 자기소개서≠학생부 기록 나열
2018학년 대입 수시 모집 원서 접수 기간은 대학별로 차이가 있지만 9월 10일부터 14일까지입니다. 여름방학 동안 수험생들은 학생부에 빠진 내용이 없는지 확인하고 자기소개서를 쓰는 데 공을 들였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질문하신 것처럼 나이스 사이트에 들어가도 3학년 1학기의 완성된 학생부는 확인이 불가합니다. 대입 수시 제출용 학생부 기록 마감 시한이 8월 31일이지만, 9월 초가 되어도 확인이 힘든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서울시교육청 교육연구정보원 김해용 장학사는 “대학에 이송되는 학생부는 3학년 1학기까지의 최종 데이터다. 그러나 학생부 내용 중 정성평가를 통해 이뤄지는 세부 능력 및 특기 사항이나 행동 특성 및 종합 의견 등은 나이스에서 확인이 불가하다. 이는 정성평가에서 교사들의 평가권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2018학년 학교생활기록부 기재 요령>을 확인한 결과 “학기 중 학생/학부모 서비스나 교육 정보 시스템의 <민원> 메뉴에서 학생부 자료 제공 시 체험 활동 상황 영역별 특기 사항, 교과 학습 발달 상황의 세부 능력 및 특기 사항, 자유학기 활동 상황, 영역별 특기 사항, 행동 특성 및 종합 의견은 당해 학년도에는 제공하지 않는다”고 나와 있습니다.
수험생이나 학부모 입장에서는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완성된 학생부를 확인할 수 없는 것이 부당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는 자기소개서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서라는 게 전문가들의 이야기입니다.
서울 숭의여고 정제원 교사는 “최근 대학이 자기소개서는 학생부 기록의 나열이 아니라는 말을 많이 한다. 그러나 90% 이상의 자기소개서가 학생부에서도 충분히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을 나열하는 데 그친다. 이런 자기소개서는 학생부 종합 전형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기 힘들다. 질문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자기소개서에는 수험생 본인의 이야기를 써야 하는 반면 학생부에는 수업 시간에 교사가 관찰한 학생의 모습을 기재한다. 자기소개서를 쓸 때 관찰자가 쓴 학생부의 내용과 같아야 한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또한 서울 용문고 최낙원 교감은 “당해 학년에는 학생부의 정성 평가 부분을 제공하지 않는다. 다만 학생들이 자기소개서를 작성할 때 학생부 기록에 의존하기 때문에 교사들은 정성 평가 항목이 기재된 학생부를 출력해 학생들과 공유하기도 한다. 학생부 입력 마감 시한인 8월 31일 전까지 고교에서는 수상 내역이나 봉사활동, 독서 활동 상황에서 빠진 사항이 없는지 확인하는 과정을 거친다”고 전합니다.
정리하자면 규정상으로는 고교 졸업을 한 이후에 고3 학생부의 완성본을 확인할 수 있으며, 자기소개서는 학생부의 기록에 의존하기보다 수험생 본인의 이야기를 담아내야 합니다.
취재 민경순 리포터 hellela@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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